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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기후·환경위해 올림픽 포기[영상]

제주

    '지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기후·환경위해 올림픽 포기[영상]

    편집자 주

    지구촌 한편에선 홍수가, 반대편에선 가뭄이 인류와 자연을 위협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기후위기는 이상기온으로 이어져 제주의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바다는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미래세대와 자연을 위한 우리의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제주CBS는 초중등 과정부터 기후학교와 환경학교를 운영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독일 함부르크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현실과 비교하는 '기후역습-제주의 봄가을은 안녕하십니까'를 10차례에 걸쳐 기획보도한다. 29일은 일곱 번째로 '시민들이 주도하는 함부르크 기후대응'을 보도한다.

    [제주CBS 기획-제주의 봄가을은 안녕하십니까⑦]시민들이 주도하는 함부르크 기후대응
    초중등 과정부터 기후·환경 교육 집중하는 독일 함부르크
    기후교육의 효과 학교 밖 실천으로 이어져
    함부르크 자전거 타기 일상화…신호등에 자전거 표시
    정기홍 함부르크 총영사 "차도 줄이고 자전거도로 대폭 늘려"
    함부르크시민들 주민투표로 올림픽 개최 부결…환경 파괴 우려
    캔·플라스틱병·유리병 반납하면 돈 되돌려주는 판트 활성화

    ▶ 글 싣는 순서
    ①제주 짧아진 봄가을 뜨거워진 바다…기후위기 공포[영상]
    ②금요일 지구촌선 무슨일이…기후행동 나선 청소년들[영상]
    ③꿀벌 실종 미스터리…동행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영상]
    ④카누도 타고 쓰레기도 줍고…기후보호 이색활동[영상]
    ⑤이산화탄소 내뿜는 비행기 타고 휴가? 기후학교의 고민[영상]
    ⑥'우리는 행동한다' 모두가 책임자고 관리자인 기후학교[영상]
    ⑦'지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기후·환경위해 올림픽 포기[영상]
    (계속)

    독일 함부르크의 횡단보도 신호등에는 보행자와 함께 자전거도 표시돼 있다. 이인 기자독일 함부르크의 횡단보도 신호등에는 보행자와 함께 자전거도 표시돼 있다. 이인 기자

    초중등 과정부터 기후와 환경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독일 함부르크. 그 효과는 현장 곳곳에서 나온다.

    독일 함부르크 방미석 한인회장은 "독일에서 유치원을 다니던 한인 아이가 한국 유치원으로 옮겼는데 한 교사가 물을 틀어놓고 양치질을 하자 대뜸 '선생님 그러면 안돼요. 마실 물이 없어져요'라고 지적했다"며 "내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어렸을 때부터 가르친다"고 말했다.
     
    기후교육은 학교 밖 실천으로 이어진다. 김나지움 랄슈테트의 로냐 라인하트(13) 학생은 "집에서 분리수거를 하고 헌옷을 필요한 사람에게 물려주며 물 절약을 한다"고 전했고, 펠리나 포르탄(13)은 "가족이 없는 방에 불이 켜져 있는지 확인하고 빨래를 할 때는 지금 꼭 해야할 상황인지 생각한다"고 밝혔다.
     
    독일 함부르크에는 보행자 횡단보도와 자전거 횡단보도가 별도로 구분돼 있다. 이인 기자독일 함부르크에는 보행자 횡단보도와 자전거 횡단보도가 별도로 구분돼 있다. 이인 기자
    율리우스 레버 학교의 아덴(13) 학생은 "학교 뿐만 아니라 어디를 가든 자전거를 이용한다"며 "학교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실천으로 강조하고 있고 실제로 자전거를 타보니 더 빠른 경우도 많고 더 편리할 때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독일 함부르크에선 자전거 타기가 일상화됐다. 인도와 횡단보도 옆에는 반드시 자전거도로가 있고 신호등에 자전거 표시가 있을 정도다.
     
    정기홍 함부르크 총영사는 "시민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가까운 곳은 걸어 다니면서 차도는 눈에 띄게 줄고 자전거 도로는 대폭 확장됐다"며 "정책적으로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불편함을 주고 자전거를 타는 시민에게는 더 많은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홍 함부르크 총영사. 류도성 기자정기홍 함부르크 총영사. 류도성 기자
    함부르크 시민들이 환경문제 등을 들어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반대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지금은 독일의 총리가 된 올라프 솔츠가 함부르크 시장이던 지난 2015년 올림픽 유치를 추진했는데 주민투표에서 찬성(48.4%)보다 반대가 51.6%로 더 많아 포기했다.
     
    앞서 2011년 독일 뮌헨에서도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추진했지만 환경파괴 우려 등으로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다.
     
    독일에 사는 이미희(59)씨는 "경제보다는 환경을 원했기때문에 시민들이 거부한 것"이라며 "친환경적이고 내가 살기 편한 도시를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함부르크 사람들은 생각한 것이다"고 밝혔다.
     
    독일 함부르크는 차도를 줄이고 자전거 도로를 대폭 늘렸다. 이인 기자독일 함부르크는 차도를 줄이고 자전거 도로를 대폭 늘렸다. 이인 기자
    이 씨는 이어 "우리나라에서 명이나물로 불리는 '곰파'가 함부르크 변두리나 공원에는 많지만 독일 사람들은 먹을 만큼만 뜯어가고 아무리 수퍼에서 비싸게 팔아도 욕심내지 않는다"며 "도토리와 밤이 공원에 널려 있어도 동물의 먹이로 생각해 손대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우리 동네에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이 없었는데 주민들 스스로 '환경을 위해 분리수거가 필요하다'고 함부르크시에 건의해 별도의 음식물 쓰레기통이 배치됐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선 유리병뿐만 아니라 캔과 플라스틱병을 반납해도 돈으로 되돌려주는 반환보증금제 판트(Pfand)가 활성화돼 있다. 대형마트 등에 구비된 기기에 플라스틱병 등을 반납하면 영수증이 출력되고 마트 계산대에서 돈으로 받을 수 있다. 류도성 기자독일에선 유리병뿐만 아니라 캔과 플라스틱병을 반납해도 돈으로 되돌려주는 반환보증금제 판트(Pfand)가 활성화돼 있다. 대형마트 등에 구비된 기기에 플라스틱병 등을 반납하면 영수증이 출력되고 마트 계산대에서 돈으로 받을 수 있다. 류도성 기자
    독일의 반환보증금제 판트(Pfand)는 플라스틱병의 재활용률을 97%까지 높인 일등공신이다. 독일에선 맥주와 음료를 구입할 때 유리병과 캔, 플리스틱병에는 최대 0.25유로의 돈이 별도로 부과되는데 다 마시고 난 후 반납하면 그 돈을 되돌려주는 게 바로 2003년 도입된 판트다.
     
    우리나라는 유리병만 환급되는 반면 독일은 캔과 플리스틱병까지 대형마트 등에 설치된 기기에 반납하면 영수증을 출력받아 마트 계산대에서 현금으로 받기 때문에 별도의 분리수거가 필요없을 정도다. 독일 포장시장연구협회 집계결과 2019년 플라스틱병 재활용률은 97.4%나 됐다.
     
    방미석 함브르크 한인회장. 류도성 기자방미석 함브르크 한인회장. 류도성 기자
    함부르크 시민들의 검소한 생활은 에너지 절약으로 이어진다. 방미석 함부르크 한인회장은 "겨울철 추울때도 난방을 조금만 가동하고 실내에선 두껍게 옷을 입거나 털양말을 신고 버티는 집이 많고 옷을 한번 사면 해질 때까지 입는다"며 "지구가 일회용이 아니고 우리 후손들한테 소중한 자연환경을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껴쓴다"고 말했다.
     
    그래서 기후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함부르크 환경학교를 총괄하는 프라우 세액(41)은 "기후나 환경교육의 주된 목적은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케 하는 것"이라며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어떤 물건을 사야할 지, 냉난방기는 어떻게 조절해야 할 지, 자전거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고 이걸 토대로 시민사회에 기후보호를 위한 의식을 확산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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