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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개척자 김대건의 '탄생' 그 뜨거운 모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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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리뷰]개척자 김대건의 '탄생' 그 뜨거운 모험담

    핵심요약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맞아 제작…오늘(30일) 개봉
    성직자 넘어 20대 청년 김대건 삶과 가치관 '조명'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김대건이 선사하는 희망

    ※ 스포일러 주의

    영화 '탄생' 스틸컷.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탄생' 스틸컷.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부이자 모험가 그리고 뜨거웠던 청년. 조선 최초의 신부 김대건의 여정이 스크린에 되살아났다.

    영화 '탄생'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화로, 청년 김대건의 발자취를 따라가도록 전개된다. 선발된 신학생에서 신부가 되고, 결국 순교하기까지 김대건이란 역사적 인물의 일대기를 담아냈다.

    '탄생'의 배경인 조선 말은 세도 정치로 부패해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시대다. 그 안에서도 천주교인들은 모두가 평등한 새로운 사회와 근대의 꿈을 꾸며 작은 공동체를 이뤄 살아간다. 집안 대대로 믿음을 가진 김대건은 조선인 신부가 되기 위해 마카오로 신학 공부를 하러 떠난다.

    영화 '탄생' 스틸컷.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탄생' 스틸컷.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그렇게 혈육도 없는 낯선 땅에서 김대건의 여정이 시작된다. 마카오에서 필리핀으로, 상하이에서 만주로, 다시 조선 땅으로 김대건은 뜨겁게 전 세계를 누빈다. 광활한 설원과 태풍이 휘몰아치는 망망대해, 야자수가 드리운 이국의 땅 등은 150억 제작비가 아깝지 않도록 실감나게 재현됐다. 영화는 신학생 시절 김대건의 행적에 주목하지만 신앙적인 성장만 다루지 않는다. 약소국 조선의 청년 김대건이 어떤 세상을 꿈꿨는지, 그의 가치관을 세워나가는 과정에 주목한다.

    김대건은 조선 최초의 신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가 어떻게, 왜 그런 길을 선택했는지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탄생'은 호기심 많은 청년 김대건이 신학을 공부하며 꿈꾸고 그렸던 조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펼쳐낸다.

    김대건은 친구의 죽음 속에서도, 가족을 향한 그리움 속에서도 결코 공부를 놓지 않는다. 그 시간은 괴롭고도 지난한 성장인 동시에 김대건의 유일한 희망이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이별하고, 헤어지는 아픔이 있더라도 그는 결코 조선에 천주교가 뿌리내리는 꿈을 저버리지 않았다.

    영화 '탄생' 스틸컷.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탄생' 스틸컷.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는 김대건의 동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다만 그가 신학을 통해 세상을 배워나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아편전쟁의 희생자들에게서, 조선을 무시하는 영국 대사에게서, 김대건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야 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간다.

    그는 분명히 시대의 개척자였지만 영웅적인 모습 이면에는 인간적 고뇌, 새로운 세상을 향한 동경, 대담한 모험심 등도 공존하고 있다. 모든 수식어를 내려놓는다면 김대건은 중국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등에 능통했을 뿐 아니라 세계지리, 항해술, 역사, 기행문까지,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20대 청년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김대건의 여정은 '순교'로 마무리된다. 그 앞에 '배교'(믿던 종교를 배반하는 행위) 없이 기꺼이 몸을 내던진 수많은 조선 천주교인들, 그리고 외국인 선교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천주교 박해 속 '보통 천주교인들'의 '순교'가 결국 김대건의 '순교'까지 이른다.

    영화 '탄생' 스틸컷.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탄생' 스틸컷.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죽도록 고생한 김대건이 조선 땅에서 신부로 활동한 시기는 1년 남짓. 누군가는 이를 허무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부가 되는 과정 하나 하나에 청년 김대건의 인내와 용기, 그리고 헌신이 녹아 있기에 영화는 세대와 종교를 뛰어 넘는 이해와 공감을 선사한다. 아무 소용도 없을 것 같은 나의 작은 움직임과 희생 하나가, 큰 변화의 물결이 될 수 있다는 희망도 함께다.

    연기 내공이 상당한 배우 윤시윤이 김대건 역을 맡아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10대 소년에서 서서히 자신의 사명을 깨닫고 나아가는 20대 청년 신부를 완성한다. 대사의 많은 부분이 각국 언어로 이뤄지지만 윤시윤은 전혀 어색함 없이 감정을 층층이 담아낸다.

    이밖에 배우 안성기, 윤경호, 최무성, 백지원, 차정화, 이준혁, 김강우, 정유미 등이 출연해 새로운 세상을 위해 김대건에게 힘을 보태고자 했던 조력자들로 활약한다. '비정상회담'에서 활약한 로빈 데이아나 등의 외국인 배우들도 합류해 사실성을 더했다.

    영화 '탄생'은 오늘(3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영화 '탄생' 스틸컷.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탄생' 스틸컷.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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