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동점골. 연합뉴스한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영권(32·울산)이 브라질과 16강전에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과 함께 또 한 번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 오전 4시(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브라질과 16강전을 치른다. 앞서 A매치 99경기에 출전한 김영권이 이날 경기에 나설 경우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후방 빌드업을 중요시하는 벤투 감독에게 김영권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원활한 패스 플레이를 위해 왼발 잡이와 오른발 잡이 센터백 조합을 선호하는 그는 상대적으로 희귀한 왼발 잡이인 김영권을 전술의 핵심 선수로 여긴다. 지난 4년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왼발 잡이인 김영권과 오른발 잡이인 김민재(나폴리)에게 중앙 수비를 주로 맡겼다.
김영권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어김없이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았고, 앞선 조별 리그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우루과이와 1차전, 가나와 2차전에서 김민재와 호흡을 맞췄고,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 권경원(감바 오사카)와 중앙 수비를 이뤘다.
그런데 3차전에 나선 센터백 조합은 벤투 감독이 원하던 그림이 아니었다. 김민재가 2차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해 권경원이 대신 선발 출전했는데, 김영권과 권경원 모두 왼발 잡이라는 점이 벤투 감독에게 걱정을 안겼다. 지금껏 시도해 보지 않은 생소한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영권은 3차전에서 벤투 감독의 우려를 기적으로 바꿨다. 0 대 1로 뒤진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극적인 2 대 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4년 전 러시아 카잔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김영권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 리그 F조 독일과 최종전에서 0 대 0으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 예상치 못한 순간에 선제골을 넣었다. 이후 손흥민(토트넘)의 추가골까지 터져 한국은 2 대 0 완승을 거뒀다. 김영권은 '카잔의 기적'에 이어 이번 대회 3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알라이얀에서도 기적을 일궜다.
'알라이얀의 기적'을 쓰며 이번 월드컵 4번째 경기를 치를 자격을 얻었고, 센추리 클럽 가입의 기회를 만들었다. 김영권이 브라질과 16강전을 통해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면 차범근, 홍명보, 박지성 등에 이어 통산 15번째다. 최근에는 손흥민이 지난 6월 6일 칠레와 친선전에서 A매치 100번째 경기를 치르며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한국의 16강전 상대는 FIFA 랭킹 1위인 우승 후보 브라질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참 우세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유독 이변이 많았기 때문에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김영권이 자신의 A매치 100번째 경기를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