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말하는 이정후. 연합뉴스5년 연속 황금 장갑을 품에 안은 이정후(24·키움)가 메이저 리그(MLB) 진출에 대한 야망을 다시금 드러냈다. 내년 KBO 리그 7번째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이 가능해진다.
이정후는 9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총 311표 가운데 304표(97.1%)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날 수상자 중 최다 득표다.
올 시즌 이정후는 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했다. 정규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9리,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출루율 4할2푼1리, 장타율 5할7푼5리의 성적을 거뒀다. 타율,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 부문을 석권하며 타격 5관왕을 차지했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올해 정규 시즌 MVP(최우수 선수)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MVP에 이어 골든 글러브까지 거머쥐며 2022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이정후는 "항상 뒷바라지를 해주신 어머니과 동기 부여가 돼주신 아버지께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면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께도 감사하다. 아쉽게 우승을 못했지만 내년에도 선수들과 위대한 도전을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8년 이후 매년 골든 글러브를 수집한 이정후는 5년 연속(`83~`87) 수상한 고(故) 장효조(전 롯데)와 함께 외야수 부문에서 가장 많은 골든 글러브를 차지한 선수가 됐다. 이정후는 "대선배님과 함께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돼서 영광"이라며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타격을 더 갈고 닦아서 선배님 못지 않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후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인 이종범 LG 코치가 야구하는 것을 보며 자랐다. 선수 시절 각종 시상식을 휩쓸던 아버지의 트로피들 중 유독 빛나는 골든 글러브가 탐났다는 그는 "시즌을 치르는 중 힘든 시기가 오면 어머니께서 현관 앞에 진열해 놓으신 골든 글러브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면서 "힘들 때마다 열심히 해서 저걸 받으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종범 감독은 총 6회(1993, 1994, 1996, 1997, 2002, 2003)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KBO 리그 6번째 시즌을 마친 이정후는 내년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 리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올 시즌 최고의 타자로 거듭난 이정후에게 벌써부터 다수의 메이저 리그 구단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저 리그 진출을 앞둔 이정후는 "막연히 상상만 했던 일들이 내년에 눈앞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설레고 심장이 두근거린다"면서 "내년 시즌을 잘 치러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시즌이 끝나고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구단과 해외 진출에 대해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는 "슬슬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시상식 때문에 바빠서 고척돔에 가지 못했다"면서 "선배들의 사례가 있는 것처럼 대화를 잘 하다 보면 내 생각을 잘 들어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