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기도 평택시 오산에어베이스에서 주한미군 우주군 창설식이 열리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지난 2019년 생긴 미 우주군이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중부사령부에 이어 주한미군사령부에도 공식적으로 구성군을 설치해 임무를 시작한다.
주한미군사령부 자체가 인태사령부 하위의 통합사령부이지만, 따로 우주군 구성군을 설치한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중국·러시아의 미사일 등 위협에 대처하고 미래 미군이 나아갈 영역을 한반도에서 우주 영역을 활용할 필요성을 높게 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한미군사령부는 14일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오산 공군기지에서 주한미우주군(U.S. Space Forces Korea) 창설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 겸직), 안병석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인도태평양 우주군사령관 앤서니 마스텔러 준장, 조슈아 맥컬리언 중령 등이 참석했다. 주한미우주군 지휘관은 맥컬리언 중령이 맡게 된다.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 사령관과 앤소니 매스텔러 인도태평양 우주군 사령관이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오산에어베이스에서 열린 주한미군 우주군 창설식에서 조슈아 맥컬리언 주한미 우주군 사령관에게 부대기를 전달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미군은 우리처럼 합동참모본부가 군사작전에 대한 군령권을 행사하지 않고 각 지역별로 설치된 통합전투사령부(unified combatant command)가 군령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 통합전투사령부 밑에 각군 구성군사령부가 설치돼 있다.
예를 들어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에는 태평양육군과 해군 태평양함대, 태평양해병대, 태평양공군, 인태우주군이 구성군사령부로 존재한다. 그런데 중요성이 높아 별도의 하위 통합사령부로 두는 부대가 몇 개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주한미군사령부(USFK)와 주일미군사령부(USFJ)다. 주한미군 예하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육군의 8군, 7공군, 주한미해군 등이 또다시 구성군으로 배치돼, 각자에게 부여된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과 같은 위상으로 주한미우주군이 생긴 것이다.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오산에어베이스에서 주한미군 우주군 창설식이 열리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우주군 구성군이 설치되는 사령부는 인태사령부와 중부사령부에 이어 주한미군사령부가 3번째다. 물론 주한미군사령부도 인태사령부 하위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주한미우주군도 인태사령부의 일부가 된다.
이날 마스텔러 인태우주군사령관은 "주한미우주군은 합동·연합작전과 우주전투효과 통합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전 영역을 통합하는 미국의 능력은 어디에도 견줄 수 없고,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 전략은 우주를 논하지 않고는 시작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억제란 미군 자체 능력뿐만 아니라 동맹국의 능력까지 포함해 억제력을 발휘하는 미국의 새 전략을 의미한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미사일 능력 확장이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딱 집어서 우주군이 생긴 이유로 지목할 수는 없다"면서도 "미 우주사령부가 창설된 이래 점점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 다른 구성군에게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에 자랑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태사령부에 이어서 크게 중요한 지역이 당연히 여기이기 때문에 창설한다고 결정을 내렸고, 어디에 우주군 병력이 있든 간에 우리의 역량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임무 분석(mission analysis)을 거쳐야 하는 탓에 주한미우주군의 정확한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앤소니 매스텔러 인도태평양 우주군 사령관이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오산에어베이스에서 열린 주한미군 우주군 창설식에 참석해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미군에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포함해 종말단계 미사일 방어를 육군이 주로 맡는다. 중간단계 미사일 요격은 SM-3 미사일을 보유한 해군이 맡는다. 마스텔러 사령관의 말은 위성 등 우주 자산을 통제하고 미사일 방어를 위한 탐지, 폐위성과 운석 대응 등 우주 감시 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우주군이 여기에 필요한 정보를 다른 군종에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군은 지상과 바다, 공중, 우주, 사이버/전자전까지 모든 '영역'을 통합해 활용한다는 '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을 정식 교리로 채택했고 이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 사령관이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오산에어베이스에서 열린 주한미군 우주군 창설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라캐머라 연합사령관은 아예 이를 직접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제평화와 안보에 도전적 요소가 있고, 적대세력들은 매일 지상에서 그랬듯 우주에서도 국제법을 시험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대위성(ASAT) 능력, 북한과 이란 등은 미국의 우위를 무력화하려는 전력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캐머라 사령관은 "그럼에도 우리는 적대세력보다 더 나은 태세를 갖춰 침략을 억제하고, 대한민국을 보호하며 미국의 국익을 수호하고 부름을 받을 경우 모든 영역에서 적을 견제할 것"이라며 "주한미우주군 덕분에 우리 동맹은 한국작전전구(KTO)에서 다영역작전을 더욱 잘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