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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더 남았다"는 매파 연준…식어버린 '산타랠리' 기대

금융/증시

    "갈 길 더 남았다"는 매파 연준…식어버린 '산타랠리' 기대

    올해 마지막 FOMC…0.5%포인트 금리인상
    자이언트 스텝 → 빅스텝으로 보폭 줄였지만
    최종금리 전망은 연 5.0% 위로 올려
    파월 의장 "금리 인하 고려 안 해" 선 긋기
    '긴축 완화' 기대하던 시장 심리 위축
    국내외 증시 하락…"앞으론 경기침체 우려"

    연합뉴스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며 예상대로 인상폭을 기존보다 축소했지만, 시장에선 오히려 긴장 심리가 번지면서 15일 국내외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연준이 내년에도 예상보다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인하 가능성에도 선을 그으며 긴축 완화 기대로 들떴던 시장에 견제구성 메시지를 던진 탓이다. 때문에 연말과 연초에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산타랠리'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금리인상폭 줄였지만…'긴축완화' 시장심리에 견제구


    연합뉴스연합뉴스 
    연준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인상한다고 우리시간으로 이날 새벽 밝혔다. 기존 3.75~4.00%에서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인상 조치가 단행된 것으로, 앞선 네 차례 회의에서 연속으로 0.7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오다가 보폭을 줄인 것이다.
     
    이런 속도조절은 시장에선 이미 예상된 조치다. 이달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예고성 발언이 있었던 데다가, FOMC 회의 직전 발표된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며 5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다만 연준은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와 의장 발언을 통해 내년에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예고했다. 점도표상 다수의 위원들은 내년 최종금리를 5.00~5.25% 수준으로 제시했다.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더 인상될 수 있다는 뜻으로, 앞선 9월 회의에서 제시된 점도표의 최종금리 전망(4.50~4.75%)과 이에 기반한 시장 예상을 모두 뛰어넘은 수준이다. 연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2%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는데, 여기엔 고강도 긴축에 따른 경기둔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제롬 파월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간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때까지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정책 전환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임무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여전히 갈 길이 좀 남았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의 위축 추세가 미국 통화정책의 전환과 맞물려 반전될 것이란 기대는 시기상조라는 진단이 나온 배경이다.

     

    국내외 증시 일제히 하락…경기침체 우려에 '먹구름 전망'

     연합뉴스연합뉴스
    실제로 이번 발표 직전까지 상승세였던 뉴욕증시는 연준의 매파적 입장이 확인된 뒤 일제히 하락 전환됐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1%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0.76% 떨어졌다.
     
    국내 주식시장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8.28포인트(1.60%) 밀린 2360.97로 마감하며 전 거래일 상승폭(1.13%)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개인은 4598억 원 어치를 담은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74억 원, 4378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6.32포인트(0.87%) 하락한 722.68에 마감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미국의 1.25%포인트 우위로 벌어진 가운데 같은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6.8원 오른 달러당 1303.1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연준의 고금리 정책과 맞물린 경기 우려가 본격화 되면서 산타랠리는 물론, 내년 상반기 지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전문위원은 "긴축 완화 기대가 있지만, 주가 상승에 계속 브레이크를 거는 건 역시 경기"라며 "경기 둔화와 실적 악화가 점점 가속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상승이 제한되고 억눌리는 장세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제부터는 인플레이션 문제뿐만 아니라 경기침체 여부와 침체 강도 등 경제 성장과 관련된 문제도 실물 경제지표를 보고 대응을 해야 하는 국면으로 진입할 것 같다"며 "FOMC 이벤트 이전에 시장이 기대하고 있었던 본격적인 산타랠리가 전개될 여지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향후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보다 경기 상황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기대에 10월, 11월 상승세를 이어왔다면, 앞으로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에는 하방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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