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출신 현대미술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 국제갤러리 제공 태국 출신 현대미술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36)가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 K3에서 2023년 1월 29일까지 개인전 '이미지, 상징, 기도'를 연다.
아룬나논차이는 영상, 퍼포먼스,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개인과 사회, 삶과 죽음, 존재와 의미에 대해 탐구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 연작 '역사 회화'를 선보인다. 이들 작품은 표백한 청바지를 태운 후 남은 파편과 재, 불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쌓아 올려 완성했다.
작가는 15일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청바지는 서구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재료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불태우고 연소하는 작업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자체가 하나의 설치작품 같다. 재와 흙으로 다져진 검은색 바닥에는 작가의 기도문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
태초에 발견이 있었다 / 잠을 방해하는 새로운 악몽 / 혼란에 질서를 부여할 필요 / (…) / 통합에 대한 향수 / 애도의 땅에서 / 공기에, 잡을 수 없는 것에, 당신을 맡긴다 / 유령은 갖지 못한다, 아무것도
작가는 "모든 것을 환원 불가능한 상태로 태우는 불과 그 결과물인 재를 둘러싼 여정을 통해 창조와 파멸의 우주적 순환구조에 대해 조망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시장 전경. 국제갤러리 제공 작가는 2009년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서 미술학사, 2012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미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방콕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국제갤러리 전속 작가가 됐다.
스톡홀름 현대 미술관(2022), 서울 아트선재센터(2022),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2022), 뉴욕 모마 PS1(2014)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광주 비엔날레(2021), 이스탄불 비엔날레(2019), 베니스 비엔날레(2019), 시드니 비엔날레(2016) 등 여러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 파리 퐁피두 센터, 런던 테이트 모던, 파리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 난징 스팡 현대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영국 미술전문지 '아트 리뷰'가 선정한 2022년 '파워 100' 중 88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