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에 노동시장 정책을 조언하는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권고대로 근로시간 개편이 이뤄질 시 주당 최대 90시간을 넘는 장시간 노동이 가능해진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8일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정부 권고안대로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기존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확대할 경우 1주 최대 90시간 30분까지 근무해도 적법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지난 12일 근로자와 기업이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주'에서 '월, 분기, 반기, 연' 등으로 다양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권고했다.
그러면서 관리 단위를 바꿀 경우 주 당 최대 근로시간이 69시간(하루 11시간 30분씩 6일 근무)까지 늘어날 수 있지만 근로일 사이 11시간 연속 휴식을 강제하는 장치를 통해 과도한 장시간 근로를 막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직장갑질119는 "연구회 안은 80시간 30분(11시간 30분씩 7일 근무) 상한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른 해석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첫째 날은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24시간 근무도 가능하다"며 "첫 날 24시간 중 의무 휴게시간 2시간 30분을 제외한 21시간 30분을 일하고, 2~7일 차에 매일 11시간 30분씩 근무한 것으로 계산하면 1주 최대 90시간 30분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9월 서울 중구 정동 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MZ세대 노조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직장갑질119는 "근로기준법은 주 1일 이상 휴무를 보장하도록 했지만, 근로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며 "극단적 상황을 가정하는 게 아니다. 이미 노동 현장에는 극단적인 사례가 천지"라며 이러한 주당 근로시간 확대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자체적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접수한 근로시간 관련 제보 279건을 분석한 결과 이미 주 80시간 넘는 초장시간 노동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밝히며 "주 52시간 상한제조차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상황에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 확대는 주 90시간 노동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