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탄도미사일. 연합뉴스북한은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발사했다. 동창리는 북한이 '서해 위성발사장'이라고 부르는 미사일 시험장이 있는 곳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8일 "우리 군은 오늘(18일) 오전 11시 13분쯤부터 12시 5분쯤까지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로 발사한 MRBM 2발을 포착했다"며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500km 가까이 비행 뒤 동해상에 탄착하였으며,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동향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합참은 이 미사일의 고도와 속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군 당국은 제원 자체는 탐지했지만, 언론에 세부 제원을 발표하는 것이 오히려 북한을 역으로 이롭게 한다고 종합적으로 판단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렵고 다른 경로의 첩보까지 종합해야 제원을 알 수 있는 순항미사일과 달리, 탄도미사일은 그린파인이나 이지스 레이더로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는데도 세부 제원을 발표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합참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일련의 행태를 볼 때, (관영매체를 통한) 공개보도를 통해서 기만이나 혼선을 줄 수 있는 주장이나 언급들이 많았다"며 "(군 당국이) 상황을 조금 더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북한이 우리 군의 발표와 다른 내용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바이긴 하다.
북한은 올해 2월과 3월 MRBM을 여러 차례 발사했는데, 한미 정보당국은 이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발사를 빙자해 화성-17형 ICBM을 발사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던 바 있다.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는 북한이 '서해 위성발사장'이라고 부르는 미사일 발사장이 있다. 북한이 백두산 엔진 등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쓰이는 로켓엔진을 테스트할 때 여러 번 활용한 곳이다.
북한은 지난 16일에도 이 곳에서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140tf(톤포스, 중량당 추력)급 추진력을 지닌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고체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연소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던 바 있다. 이를 통해 고체연료 IRBM과 ICBM 등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18일 발사와 문제의 시험 사이 연관성이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한미도 일단 이 점을 함께 주시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이미 고체연료 MRBM을 가지고 있다. 2017년 2월 시험발사한 북극성-2형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의 설계를 응용해 고체연료 MRBM을 만들었다. 다만 이번에 쏜 미사일이 북극성-2형일지 16일에 공개한 엔진을 활용한 새로운 미사일인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한편, 동창리에서 동해로 미사일을 쐈다는 말은 바꿔 말하면 내륙을 가로질러 시험발사를 했다는 뜻이 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때 처음부터 바닷가에서 발사해 최대한 민간 피해가 없도록 하지만, 북한은 그런 사항을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