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이 벌어진 주택 모습. 고상현 기자제주의 한 주택에 침입해 숨어 있다가 유명식당 대표를 둔기로 무참히 때려 살해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이 남성 외에도 살인을 지시한 공범이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19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50대 남성 A씨와 A씨의 아내 B씨를 경남 양산에서 체포했다. A씨 부부는 현재 경남 양산경찰서 구치소에 억류돼 있다. 20일 오전 제주로 압송된다.
경찰은 또 제주에서 공범인 50대 남성 C씨를 긴급체포했다. 전체 피의자만 3명이다.
A씨는 지난 16일 오후 3시쯤 제주시 오라동 한 빌라에서 50대 여성 D씨의 머리와 목을 둔기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다. 부검 결과 머리 등을 크게 다친 D씨는 뇌출혈로 숨졌다.
경찰 수사 결과 A씨는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 아무도 없는 주택에 홀로 침입해 방에 숨어 있었다. 이후 이날 일을 마치고 귀가한 D씨를 덮쳐 집에 있던 둔기를 휘둘러 살해한 뒤 도주했다.
범행 직후 도주 과정에서 A씨는 제주시 모처에서 기다리던 아내 B씨 차량을 타고 제주공항으로 이동했다. 이후 16일 저녁 비행기를 타고 육지부로 달아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살인사건 배후에 피해자와 지인 관계인 C씨가 있다고 보고 있다.
C씨가 같은 고향 선후배 관계인 A씨에게 "손 봐 달라"며 집 비밀번호를 알려줬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최근 금전적인 문제로 D씨와 여러 차례 크게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살인사건 주범인 A씨 외에 B씨와 C씨를 살인 공모공동정범(공범)으로 보고 있지만, 수사 초기 단계다. 추가 수사를 통해 적용 혐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 10시쯤 D씨 언니가 집을 찾았다가 D씨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통신수사 등을 통해 피의자들을 차례대로 검거했다.
한편 피해자 D씨는 제주지역 유명식당 대표로 평소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등 봉사해왔다.
주택 주민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피해자는 평소 인사도 잘 해주고 좋은 분이셨다. 17일 낮에 경찰들이 많이 왔다갔는데, 안타까운 사건으로 숨져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