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유튜브 캡처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지지자들과 경찰간 물리적 충돌 우려가 제기됐지만, 시위대는 사실상 경찰 통제대로 집회 현장만을 지키면서 큰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위를 주도하며 생중계를 진행한 보수 유튜버들은 관저진입 현장을 조명하기보다, 주로 집회 현장만을 생중계했다. 특히 3일 오전 8시 2분경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이 열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관들이 진입한 이후에도 시위현장에선 "문은 열었는데 버스로 막았다"며 지지자들을 안심시켰다.
이날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이후 보수유튜버·지지자들은 집회 현장에서 연신 구호를 외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이들은 관저 정문 앞으로 행진을 하는 등의 돌발 행동은 하지 않고, 경찰의 통제대로 집회현장만을 지켰다. 집회 현장에선 지지자들이 돌아가며 연단에 올라 구호를 제창하며 북을 치는 행위가 반복됐다.
관저 정문이 열리며 공수처 수사관들이 진입한 직후 유튜브 생중계 채팅창에는 "이미 뚫렸다", "정문으로 공수처 인원들이 들어갔다" 등의 댓글이 일부 달렸지만, "바리게이트 하나 열어준 것", "가짜뉴스에 동요되지 말라"는 반박 댓글도 올라왔다.
집회 현장에선 정문이 열린 상황 등 관저 상황을 조명하기보다 연단에 지지자를 올리기 바빴다. 실제 집회 진행자는 "30분 기다린 친구가 있다. 조기축구회 한다는 잘생긴 청년 이름이 뭔가. 키가 몇인가"라며 연단에 오를 인물을 소개했다.
또 구호를 외칠 지지자를 소개한 이후 "제가 아까 봤더니 문은 열었는데 버스로 딱 막았다. 그래서 공수처 엉덩이 발로 차서 쫓아낼 것을 믿는다"며 집회 참여자들을 안심시키도 했다.
연단에 오른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 "공수처 집에 가", "반국가세력", "계엄합법", "윤석열 복귀" 등의 구호 제창을 주도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된 3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경찰 병력이 이동하며 대치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다만 집회 현장 분위기와는 다르게 관저 현장 방송영상을 함께 보는 시청자들이 "이긴 게 아니라 지금 관저 진입했고 몸싸움 중", "이미 뚫렸다. 바보들인가 대통령 체포되게 생겼는데", "관저 앞으로 진을 쳐야" 등의 댓글을 생중계 채팅창에 남기기 시작했다.
실제 오전 9시 8분쯤 방송사들이 관저 정문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는 장면과 공수처가 관저 군부대 저지를 뚫고 경호처와 대치하고 있다는 소식 등을 전하면서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은 여전히 "관저 안 뚫렸다. 중국인 댓글 공작이다", "관저는 수방사가 잘 막고 있다", "언론사들이 가짜뉴스를 퍼나르는 중" 등의 상반되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청자는 집회현장만 지키면 된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았다. 그는 "(집회) 제자리 지키고 구호만 따라 외쳐라"며 "이게 싸우는 것이며 관저는 신경꺼라. 아시겠나"고 다그쳤다.
이런 상황에 보수 유튜브 생중계 화면은 불안정한 인터넷 연결 때문에 자주 멈추거나 끊기기 시작했다. 이에 보수유튜브 운영자들은 생중계를 종료하고 재시작하는 것을 반복했다.
집회 열기가 높아지면서 보수유튜버를 후원하는 슈퍼챗은 평소보다 많았다. 후원금액은 수십만원부터 만원대까지 다양했다.
유튜브 운영자들은 슈퍼챗을 쏜 댓글 아래로 "소중한 군자금 후원 감사하다", "후원금 감사" 등의 답글을 남기기 바빴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다. 연합뉴스
한편 관저 앞 윤석열 지지 집회 현장은 새해 첫날 윤 대통령의 독려 편지가 소개된 이후 일부 국민의힘 정치인들까지 방문하면서 열기가 계속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2일 집회 무대에 올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왜 참지 못하셨을까 원망했는데, 탄핵소추문을 받고 나서는 제 원망이 잘못됨을 알았다"며 "대통령님이 정말 외로웠겠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이 그들을 막아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여러분을 제외한 정치권 보수 세력은 아직도 싸움의 본질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라며 "여러분이 이 싸움의 본질을 깨우쳐주고 계시다"고 외쳤다.
김 의원과 함께 연사로 나선 윤상현 의원은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체제 수호의 대명사가 됐다"며 "이제 행정부 또 사법부도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사람, 두 사람, 내일은 세 사람이 (집회에) 나올 것"이라며 "세 사람이 모이면 달라진다.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지지자들이 받은 '윤석열 편지'에는 "나라 안팎의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