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여야는 24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638조 7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내년도 예산은 약 638.7조원 규모로 올해 총지출보다 40조원 가량 줄었는데, 지난 2010년 이후 13년만에 긴축 예산이 집행되게 됐다.
또 이번 예산안 통과는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22일을 초과했는데,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된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늦게 처리된 예산안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여야는 이날 자정부터 국회 본회의를 열고, 재석 273명 가운데 찬성 251명, 반대 4명, 기권 18명으로 2023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내년도 예산은 총지출 기준으로 638조7276억원 규모로 꾸려졌다. 당초 정부안은 639조419억원이었지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정부안 대비 4조 6천억원이 감액됐고, 3조 9천억원이 증액되며 순감액은 3142억원이다.
증액 부분은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이 3525억 원 새로 편성됐고, 공공임대주택 관련 전세임대융자사업은 6630억 원을 증액됐다. 공공형 노인일자리 확대에도 922억원이 증액돼 투입된다.
핵심 쟁점이었던 행정안전부 경찰국(2억900만원)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3억700만원) 운영경비는 각각 50% 감액하기로 했다. 다만, 민주당의 우려 해소를 위해 정부조직법을 개정할 때 대안을 마련해 합의, 반영하기로 했다.
여야는 이날 통과된 예산안에 대해 각자 민생 예산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국민의힘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 빚은 늘리지 않으면서 민생부담 경감·사회적 약자 돌봄·미래세대 지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끌어냈다"며 관련 분야에 약 1조3천억원의 예산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직장인 현금영수증·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의 한시적 상향을 위한 예산 4100억원, 소상공인 특별경영안정자금 지원 확대를 위한 예산 3천억원, 반도체 인력 양성 등을 위한 예싼 1405억원 등의 증액을 주된 성과로 꼽았다.
더불어민주당도 보도자료를 통해 "초부자·재벌 중심의 세법 개정을 저지하고, 감세 혜택이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돌아가도록 예산 협상을 이끌어왔다"며 약 1조4천억원의 예산이 늘어난 것을 성과로 내세웠다.
민주당은 지역사랑상품권, 임대주택 예산, 공공형 노인 일자리 예산의 증액 외에도, 재생에너지 지원 예산 500억원 증액, 쌀값안정을 위한 전략작물 직불 사업 예산 401억원 증액을 성과로 짚었다.
연합뉴스여야는 이날 예산안과 함께 세입에 관한 예산부수법안도 처리했다.
최대 쟁점이었던 법인세의 경우 전 구간에서 적용되는 세율이 1%p 내려가게 됐다. 현행 법인세율은 영리법인 기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3천억원 이하' 22%, '3천억원 초과' 25%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앞으로 각각 9%, 19%, 21%, 24%의 세율을 적용하게 됐다.
당초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3%p 낮출 것을 제안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초부자 감세'라고 반대했다. 이에 김진표 국회의장은 최고세율을 1%p 낮추는 중재안을 제시했는데, 이를 모든 구간에 적용하는 형태로 절충안이 마련된 것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지난 2017년 이후 5년 만에 낮아지게 됐다.
또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기준도 공시지가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다주택자의 경우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완화됐다. 중과세도 3주택 이상을 소유한 경우로 변경된다. 3주택 이상의 경우 과세표준 12억원을 초과한 경우부터 누진제 적용 대상이 된다. 종부세 최고세율도 현행 6%에서 5%로 낮아진다.
아울러,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으로 1천만원 이상의 금융투자소득을 올린 사람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은 2년 유예됐다. 금융투자소득세는 2025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이 기간 주식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은 현행 10억원으로 유지하고, 증권거래세율은 현행 0.23%에서 내년 0.20%, 내후년 0.18%, 2025년 0.15%로 낮아지게 됐다. 또 국회는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행일도 마찬가지로 2025년 1월 1일로 늦추기로 했다.
또 근로소득세 최저세율인 6%가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이 연소득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확대됐고, 월세 세액공제율도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현행 12%에서 17%로, 총급여 5500만~7천만원 이하는 현행 10%에서 15%로 상향됐다.
10년 이상 중견·중소기업을 이끌어온 대표가 사망 후 자식 등에게 가업을 상속할 경우 세금을 깎아주는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준도 현행 연매출 4천억원 미만에서 5천억원 미만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