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산 연제구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거주하던 40대 남성이 숨졌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부산에서 단독주택 화재로 인한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명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오전 3시 55분쯤 부산 연제구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주민 A(40대·남)씨가 숨졌다. A씨는 이웃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에 의해 거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전날인 25일 오전 2시 15분쯤에는 부산 금정구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80대 노부부가 숨졌다. 다른 지역에 사는 아들의 신고로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는 이미 숨져 있었고, 아버지도 병원으로 옮겨 치료했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2건의 화재 모두 심야 취약시간에 발생한 데다 주택용 화재 예방시설이 없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두 곳 모두 출동했을 당시 소화기와 경보기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단독주택은 집주인이 자체적으로 소화기나 화재경보기를 갖춰야 하는데, 노후된 단독주택일수록 소방시설이 없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25일 오전 2시 15분쯤 부산 금정구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거주하던 80대 부부가 숨지고, 불을 끄던 소방관 3명이 다쳤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지난 2012년 소방시설법 개정으로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주택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2020년 기준 전국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은 35.4%에 그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단독주택 화재는 건수 대비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10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화재 가운데 주택화재 발생 비율은 약 18%에 그쳤지만, 사망자 비율은 47%로 높게 나타났다.
소방당국과 전문가들은 단독주택 화재 발생 시 재빠른 상황 인지나 초기 진압을 위해서는 자체 점검에 더해 소방시설 설치 비율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단독주택의 경우 화재에 더 취약한 만큼 단독 경보형 감지기 등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특히 전열 기구 사용이 잦은 겨울철에는 전기 배선 노후화 여부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가정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두균 부산가톨릭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관계 기관이 단독주택 등 화재의 사각지대에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소방시설 보급률을 늘리고, 지역 소방서는 주민이나 의용소방대원을 상대로 안전 교육 등 홍보 활동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