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부산 북구에서 익명의 차상위계층 가장이 남긴 기부 물품. 부산 북구 제공부산에서 한 차상위계층 가장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각종 유아용품 등을 기부해 주위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27일 부산 북구에 따르면 성탄절인 지난 25일 한 남성이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앞에 상자 하나를 두고 자리를 떴다.
상자 안에는 기저귀와 아동용 마스크, 손 소독제 등 물품과 함께 한 장의 편지와 현금 3만원이 들어 있었다.
지난 25일 부산 북구에서 익명의 차상위계층 가장이 기부 물품과 함께 남긴 현금과 편지. 부산 북구 제공이 남성은 편지에서 "저는 세 아이의 아빠로, 첫째 아이는 장애 3급이며 저희는 차상위 가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요즘 경기가 너무 안 좋은 데다 코로나19 등으로 모든 국민이 많이 지치고 고통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물가는 안정이 안 되고 물, 가스, 기름, 전기, 식품 등 가격이 안 오르는 게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위의 어러운 분들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 어려운 가정은 너무나 힘들 것"이라며 "나라에서 잘 좀 돌봐 달라. 지금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둘째 딸 생일에 뜻깊은 일을 생각하다 소박하지만 어려운 가정에 도움이 되고 싶어 기저귀와 물품 기부를 생각했다"며 "부끄럽지만 소액도 함께 아기 키우는 어려운 가정에 써 달라. 많이 못 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을 통해 해당 물품과 편지를 전달받은 북구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는 이 남성이 지난 7월 유아용품을 전달한 익명 기부자와 동일인임을 확인했다.
부산 북구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코로나19 확산 등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렇게 도움 주시는 분들 덕분에 온정 가득한 연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