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2경인고속도로 경기 과천시 구간에서 발생한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현장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화재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폐기물 트럭에서 발생한 뒤 소음 차단을 위한 방음터널로 번졌다. 방음터널 플라스틱 패널에 불이 붙으면서 순식간에 화염이 터널 수백m 구간을 휘감았다. 이 불로 5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트럭 주변을 지나던 승용차 4대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박종민 기자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를 수사중인 경찰이 불이 시작된 집게차량 소속 폐기물 업체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수사관 10여 명을 동원해 전날 폐기물 수거 A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A업체에서 안전보건일지 등 불이 난 집게트럭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노후화나 정비 부족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집게트럭 운전자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2차례 소환 조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운전 중 갑자기 에어가 터지는 '펑' 하는 소리가 난 뒤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차량 조수석 밑쪽에서 불이 나서 차량을 하위 차로에 정차시키고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시도했다"며 "그러나 불길이 잡히지 않아 대피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화재 당시 제2경인고속도로 양방향에 설치돼 있던 차단시설 중 성남→안양 방면 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사실도 살펴보고 있다. 해당 방음터널 양뱡향으로는 사고 시 차량 진입을 막는 차단시설이 설치돼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화재로 전기공급이 끊기면서 안양 방면에 설치된 차단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해당 방면을 달리던 차량들은 사고 사실을 모른 채 그대로 터널에 진입했다. 사망자들은 모두 차단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안양 방면으로 달리던 차량에서 발견됐다.
제2경인고속도로를 관리하는 ㈜제이경인고속도로 관계자는 "아직 수사중인 사안이어서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1시 49분쯤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안양→성남) 방음터널을 주행중이던 폐기물 처리용 집게트럭에서 불이 났다. 집게트럭 운전자는 3차선에 차량을 세운 뒤 빠져나왔지만, 불길이 플라스틱 재질의 방음터널 구조물로 옮겨 붙었고 금세 터널 전체를 불태웠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 38명이 연기흡입 등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집게트럭과 반대 방향(성남→안양)을 주행하던 차량에서 나왔다. 소방과 경찰은 아치형으로 된 방음터널이 순식간에 불에 타면서 반대편 차선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방음터널은 2017년 제2경인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함께 만들어졌다. 총 길이는 840m이며, 이 중 600m 구간이 불에 탄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