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 윤창원 기자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광주 8개 선거구에 문재인 정부 때 장·차관과 민선 7기 때 부시장 등을 역임한 고위 공직자 출신들의 출마 열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현직 프리미엄을 안은 민주당 현역의원과 힘겨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데다 험지인 수도권보다 당선이 손쉬운 더불어민주당 텃밭 공천을 노린다는 비판도 벌써 제기되고 있어 얼마나 금배지를 달지 귀추가 주목된다.
광주 8개 선구거에서 벌써 법무법인이나 연구소 등 사실상 선거 사무소를 개소하거나 개소를 앞두고 뛰는 문재인 정부 때 중앙정부에서 장·차관 및 차관급을 지낸 총선 출마 예상자는 7명 정도에 달한다. 여기에 지방정부 출신 고위 공직자도 2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먼저 중앙정부 출신 고위 공직자의 경우 노형욱 전 국토부 장관이 최근 남구에 연구소 개소를 위한 사무실 계약과 이사를 마치고 지역민과 접촉을 늘려가며 동구남구갑 출마를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광산을에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박양우 광주 비엔날레 대표이사가 자천타천으로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동구남구을에는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이 동구에 고향인 화순 지역민이 거주하면서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구을에는 차관급인 전 부산고검장을 역임한 양부남 변호사가, 광산갑에는 광주고검장을 지낸 박균택 변호사가 각각 법무 법인을 열고 성남 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안팎 변론을 지휘하며 공천장에 도전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의전비서관 등과 동구청장을 지낸 김성환 광주환경공단 이사장은 동구남구을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정부 출신 고위공직자의 경우 조인철 전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이 서구갑 출마를 위해 정치 행보를 하고 있고 전 광주광역시 문화관광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노희용 전 동구청장은 동구남구을 출마를 위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들 고위 공직자 출신 총선 출마 예정자들은 대부분 중앙 부처 인맥을 활용해 지역 예산 확보를 통한 광주의 현안 해결과 지역 발전의 적임자라는 점을 출마 명분으로 내세우며 권리당원과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임 정부에서 장·차관 등 화려한 공직 스팩을 지닌 이들이 정권 교체로 수도권 출마가 어려워지자 험지 대신 민주당 본거지인 광주에서 더 쉽게 금배지를 달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광주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 기우식 사무처장은 "고위 공직자 출신들의 정계 진출은 자유지만, 지역 현안과 해결 과제도 잘 모르면서 공직 경력 만을 내세우며 뒤늦게 자신들이 지역 발전의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차관 등 고위 공직자 출신들은 경력보다 지역 정책으로 승부를 걸어야 유권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고위 공직자 출신 출마 예정자들은 민주당 공천을 놓고 현역의원이 탈당한 서구을을 제외하고 현직 프리미엄을 안은 현역 국회의원들과 치열한 경선을 치러야 해 이같은 험로를 뚫고 실제 여의도에 얼마나 들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