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청. 거제시 페이스북 캡처박종우 경남 거제시장 선거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사건 재판이 새해 잇달아 진행되고 있다. 배우자와 비서실장 등 피고인들이 재판에서 대체로 혐의를 부인하면서 사실 관계를 두고 검찰과 법정에서 장기간 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측근과 비서실장 등 5명 첫 공판…2월 9일에는 증인 신문
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박종우 거제시장이 거제축협조합장 시절 측근 A씨를 통해 입당 원서 제공 등을 대가로 서일준 국회의원실 직원 B씨에게 금품 1천만 원 이상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해 5월.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2부(배철성 부장검사)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장기간 수사를 벌였지만 지난해 11월 30일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일 하루를 앞두고 박종우 시장을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하고 대신 A씨와 홍보담당자 C씨 등 관계자 5명만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 피고인 5명이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취업 등 유무형적 이익을 위해 박 시장을 도우려고 홍보 업무 등의 대가로 서로에게서 1천만 원 이상의 금품을 주고 받거나 박 시장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인터넷 사이트 '변광용닷컴'을 만들어 조폭과 호형호제한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공표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실제 이들 중 C씨 등 2명은 박 시장이 거제시장으로 당선된 직후 비서실장과 임기제 공무원으로 각각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법정에 선 피고인들은 A씨를 제외하고는 전부 또는 대체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부인했다. 지난 12일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이은빈 부장판사)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A씨 변호인은 "A씨가 사회 물의를 일으켜 사과하며 자숙하고 있다"며 "공소 사실 전체를 인정하고 자백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피고인 4명은 A씨와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입장을 달리했다. 서일준 의원실 전직 직원 B씨 측은 "1200만원이 아니라 200만 원이다", 비서실장 C씨 측은 "변광용 전 시장 사업 관련해서는 "허위 사실 적시가 아니다", 나머지 공무원 D씨 등 2명 측은 "선거운동 관련 금품이 아니라 자매 사이로 빌려줬다"며 공소 사실을 전부 또는 대체로 부인했다.
검찰 깃발. 박종민 기자이처럼 검찰과 피고인들 사이에 주장이 대체로 달라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증인 신문 등의 절차가 다음 공판에서 진행된다. 두번째 공판인 2월 9일 오후 2시에는 A씨에게 자금을 줬다는 가족과 지인 등을 증인 신문을 할 예정이다.
박종우 거제시장 배우자 두번째 공판 진행…시장직 달려 있어 주목
박종우 거제시장 배우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도 지난달부터 새해까지 2차례 진행됐다. 측근과 비서실장 재판과는 달리 배우자가 벌금 300만 원 이상이나 징역형을 최종심에서 선고받아 확정되면 거제시장 직을 잃을 수 있는 재판이라 무게감이 더 있다.
박 시장 배우자 E씨는 전날(26일)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이은빈 부장판사)에서 진행된 두번째 공판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씨는 지난 2021년 7월 2차례에 걸쳐 도내 지역 승려 F씨에게 1천만 원을 기부행위를 해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말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법원 마크. 고상현 기자E씨 변호인은 법정 안팎에서 '불심에 따른 시주이지 기부행위가 아니다', '돈이 전달된 시점에는 박 시장이 거제축협조합장으로 시장 후보자가 되려고 하는자가 아니었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누구든지 선거법의 규정에 의해 수당·실비 기타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거 운동과 관련해 금품 기타 이익의 제공을 받아서는 안 되고, 누구든지 선거에 관해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를 위해 기부를 요구하거나 기부를 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박 시장이 당시 언행이나 접촉 대상 등에 비춰보면 거제시장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많아 앞으로 재판의 주요 쟁점 하나로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재판은 3월 6일 오후 2시로 박종우 거제시장 등 4명을 불러 증인 신문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