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튀르키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확률이 높아졌다. 연합뉴스튀르키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0일 오후 현재 2만1천명을 넘은 가운데 10만 명 이상이 사망할 확률이 24%로 상향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0일(현지시간) 펴낸 새 보고서에서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확률을 24%로 높였다.
이는 이틀 전인 8일의 14%에 비해 10%포인트나 뛴 수치로, 지진 발생 이후 처음 나온 보고서에서는 10만 명 이상이 사망할 확률이 0%였다.
미 지질조사국 보고서를 보면 사망자가 1만~10만 명 일 확률도 30%에서 35%로 높아졌고, 이번 지진에 따른 튀르키예의 경제적 손실 추정규모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6%에서 10%로 늘어났다.
튀르키예 강진으로 붕괴된 도시. 연합뉴스10일 오후 현재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튀르키예에서 1만7674명, 시리아에서 3377명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오지만 부상자가 7만 5천명에 이르고 무너진 건물에 매몰된 실종자도 20만 명에 이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자연재해에서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도 훨씬 넘긴 상태여서 앞으로는 인명 구조 보다는 시신 수습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이후 일어난 자연재해 가운데 가장 참혹한 피해는 2004년 인도네시아 아체 주 해저에서 발생한 규모 9.1의 강진에 따른 것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인도, 스리랑카 등에서 23만 명이 사망했다.
2010년에는 아이티 지진으로 20만 명이 사망했고 2008년에는 중국 쓰촨 지방에서 발생한 8.0의 강진으로 8만7천명이 사망했다. 2005년 파키스탄을 덮친 7.6의 강진은 7만3천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번에 튀르키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수만 명~20만 명이 사망한 이전의 대형 지 피해 규모에 못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튀르키예 지진으로 인해 붕괴된 건물 잔해에서 응급팀이 사람들을 찾고 있는 가운데 일부 건물은 멀쩡히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연합뉴스이번 강진은 자연재해가 분명하지만 인재 요소도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건축 법규 미이행 때문에 지진 희생자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탄불에 있는 보아지치대에서 지진공학부를 설립한 무스타파 어딕은 뉴욕타임스에 "(건물이 층층이 무너져 쌓이는) 유형의 손상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지구물리학자인 톰 파슨스는 "지진이 아니라 건물이 사람을 죽인다는 옛말이 있다"며 "제대로 지어진 건물은 멀쩡히 서 있는데, 옆 건물은 완전히 붕괴된 것을 볼 때는 가슴이 아프다"며 인재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튀르키예 정부는 지난 1999년 1만7천여 명이 사망한 이즈미트 대지진 이후 재난 예방과 응급대응 서비스 개선 등을 위해 '특별통신세', 이른바 '지진세'를 걷었는데 용처가 불분명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제프 티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해 "이같은 대형 재해에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