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요진 기자광주시가 회사 택시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택시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택시업체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광주 한 회사택시 기사 A씨는 하루 16만 원이 넘는 사납금을 회사에 내고 있다.
A씨는 하루 평균 12시간 가까이 운전해 한달 간 총 410만원의 사납금을 내면 손에 쥐는 월급은 190여 만 원이다.
그런데 택시요금 인상 소식이 반갑지만은 않다.
택시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월급은 오르지 않고 사납금 부담만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A씨는 "택시 기본요금이 오르면 사납금도 올라서 기사들의 부담만 가중된다"면서 "차라리 기본요금을 지금 그대로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택시 요금 인상 초반에는 시민들은 택시를 타지 않을 것이다"면서 "택시 승객이 줄면 사납금을 채우지 못해 월급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택시 요금이 인상되면 택시 업계의 경영 상황이 나아지고 택시 기사의 처우 개선으로 인력난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택시 기사들의 생각은 다른 것이다.
류영주 기자시민단체는 택시요금 인상분 가운데 일부가 택시 기사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오주섭 사무처장은 "택시 요금 인상분 중에 일부는 택시 노동자들에게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광주시에서 전반적으로 검토를 하면서 최소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검토 해야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지난 1일 대대적으로 택시요금을 올린 서울시의 사례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유정훈 교수는 "광주시가 바로 택시 요금을 인상하는 것보단 다른 지역의 사례를 살펴봤으면 좋겠다"면서 "특히 서울시의 사례를 보고 요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 등 여러 상황을 모니터링해 그것을 바탕으로 조금 다듬어진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데도 광주시는 택시요금 인상이 택시 기사들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전장치 마련에는 손을 놓고 있다.
택시요금 인상이 택시회사의 배만 불리지 않도록 광주시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한편 광주시는 최근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 기존 3300원이던 택시 기본요금을 4천 원으로 21.2% 인상안을 건의했다.
광주시는 이달 중 택시정책심위원회와 오는 3월 물가대책위원회의의 심의를 거쳐 이르면 3월 말부터 택시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