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새 외국인 선수 몬타뇨. 한국배구연맹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지만 탈출구를 찾진 못했다. 전임자의 공백만 여실히 드러났다.
현대건설의 새 외국인 선수로 발탁된 몬타뇨(29·188cm)가 V리그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야 하는 중책을 안고 있지만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14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 대 3(25-21, 21-25, 20-25, 20-25)으로 졌다.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선두가 위태로워졌다.
21승 7패 승점 61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15일 흥국생명-페퍼저축은행전 결과에 따라 선두를 빼앗길 수 있다. 2위 흥국생명(승점 60)과 격차를 벌려야 하는 상황에서 또 다시 주춤했다.
몬타뇨는 이날 블로킹 2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인 20점을 책임졌다. 하지만 양 팀 최다인 8개의 범실을 저질렀고, 그중 중요한 순간마다 내준 서브 범실은 무려 3개였다. 공격 점유율은 36.05%로 가장 많이 가져갔지만 성공률은 33.96%, 효율은 13.21%로 저조했다.
지난 6일 현대건설에 합류한 뒤 V리그 두 번째 경기를 치렀지만 아직 팀에 승리를 안겨주진 못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도로공사전을 마친 뒤 몬타뇨에 대해 "아직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복이 심한 것 같다. 적응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임 외국인 선수 야스민에 비해 날카로움이 떨어진다. 야스민은 허리 부상으로 당하기 전까지 공격 종합 1위를 달리는 등 현대건설의 선두 질주에 앞장선 바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야스민의 공백이 길어져 교체가 불가피했다. 야스민의 이탈은 현대건설 입장에선 대형 악재나 다름없다.
콜롬비아 출신의 몬타뇨는 유럽 리그에서 나름 이름을 날린 선수다. 과거 스위스 리그에서 2년 연속 득점왕을 수상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최근에는 튀르키예 2부 리그 무라트파사 벨레디예시에서 주포로 활약,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순위 경쟁에 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야스민과는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 새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강 감독은 "몬타뇨는 야스민처럼 힘과 높이로 배구를 하는 선수는 아니다"라며 "팀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현대건설보다 먼저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일찌감치 몬타뇨의 기량을 점검한 바 있는 김 감독은 "높이와 힘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성격이 조용한 편이라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래서 V리그에서 두 시즌 활약한 캣벨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카타리나의 대체 선수로 김 감독의 선택을 받은 캣벨은 지난달 4일 도로공사에 합류했다. 올 시즌 10경기에 출전해 219점, 공격 성공률 38.54%로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라운드까지 6위로 주춤했던 도로공사는 캣벨의 가세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현대건설에도 공격을 확실하게 책임져 줄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높은 V리그에서 몬타뇨의 역할은 막중할 수밖에 없다. 아직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선두 자리가 위태로운 현대건설에겐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