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필로폰을 화물 운반대에 숨기는 수법으로 밀반입한 밀수조직원 3명이 검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검찰이 현장에서 전량 압수한 필로폰 50kg. 부산지방검찰청 제공1600억원어치에 달하는 대량의 마약을 화물 운반대에 숨겨 밀반입한 조직원들이 검찰에 붙잡혔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A(63·남)씨 등 밀수업자 3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일당은 지난 해 12월 태국에서 화물 운반대 '팔레트'에 필로폰 50㎏을 숨겨 국내로 밀수하고 이를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밀수한 필로폰 50㎏은 시가 1657억원어치로, 16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수사기관에 적발된 마약 양으로는 전국에서 역대 3번째 규모라는게 검찰 설명이다.
부산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팔레트에 마약을 은닉한 수법을 시연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검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팔레트 7개의 홈에 검은색 비닐장갑에 담은 필로폰을 넣은 후 그 위 스펀지를 본드로 붙여 숨기는 수법을 이용했다.
지난 해 8월 물류를 수입하는 법인 업체를 설립해 쓰레기통을 수입하는 것으로 위장한 뒤, 4개월 후부터 태국에서 마약을 밀반입했다.
태국에서 쓰레기통을 수입하는 것을 수상하게 생각한 세관에서 이를 관심 물품으로 등록해 2차례 검사를 실시했으나 수입 화물이 아닌 팔레트에 숨긴 마약은 미처 발견하지 못 했다.
수입화물 자체가 아닌 화물 운반대 '팔레트'에 마약을 은닉한 수법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수입 물품에 집중하는 세관의 검색 활동에 대비해 팔레트를 밀반입 도구로 이용했다.
21일 열린 부산지방검찰청 언론브리핑에서 압수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검찰은 지난 달 10일 담배 밀수 혐의로 A씨를 체포하기 위해 대구 수성구의 빌라를 수색했다.
A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안방에서 해체 작업 중이던 팔레트와 필로폰을 발견했으며, 현장에서 필로폰 50㎏ 전량을 압수했다.
검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해 디지털포렌식을 실시하고, 용당세관과 보관 장소 인근 CCTV를 분석하는 등 수사를 통해 지난 3일 공범인 B씨와 C씨도 함께 체포했다.
이들 조직은 20여년 동안 담배 등을 밀수해오다 최근 마약 밀수까지 영역을 확장하던 중 적발됐으며, 총책 A씨를 비롯한 구성원 대부분이 검거됐다.
검찰은 태국 필로폰 공급 관련 범죄 정보를 입수한 뒤 이를 태국 마약 수사청과 공유해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지검 박성민 부장검사는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중심으로 관계 기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해외 마약류의 국내 유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며 "마약 밀수와 유통사범을 엄단해 마약청정국 지위를 회복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