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출신 무스타파가 지난 24일 칠곡군민과 함께 고향에 보낼 구호 물품을 포장하고 차량에 싣는 모습. 칠곡군 제공 경북 칠곡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구호 물품 5t을 지진 피해를 겪고 있는 6·25 참전국 튀르키예로 보낸다.
27일 칠곡군에 따르면 칠곡군민들은 지난 15~24일까지 10일간 모은 구호 물품을 이날 주한튀르키예 대사관에 전달한다.
각계각층의 주민 2000여 명이 생리대, 기저귀, 보온병, 양말, 목도리, 핫팩, 겨울용 의류 등의 구호 물품을 모았다.
이번 물품 전달은 이례적으로 자치단체 도움 없이 주민 주도로 진행됐다.
6·25 최대 전투인 다부동 전투가 벌어졌던 가산면의 주민이 튀르키예에 구호 물품을 보내자는 목소리를 내자 모든 읍·면이 동참했다.
칠곡군종합자원봉사센터는 주한튀르키예 대사관 접촉 등의 행정 지원을 맡았다.
물품을 담은 포장 상자는 지역 기업이 후원했고 5t 트럭을 소유한 한 주민이 무료 봉사로 인천 공항 운송을 맡았다.
특히 지역에서 케밥 가게를 운영하는 튀리키예 출신 하칸(Hakan)과 무스타파(Mustafa)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칠곡군민은 적극적으로 구호 물품 전달에 나섰다.
무스타파와 6·25 참전용사의 후손인 하칸은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 출신으로 가족이 죽거나 다쳤고 살고 있던 집이 없이 사라졌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이들이 운영하는 케밥 가게를 찾아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김 군수는 "1950년의 아픔과 도움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칠곡군민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튀르키예 국민이 지진피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칠곡군 공직자도 980만 원을 모아 적십자를 통해 튀르키예 돕기에 나섰다.
한편 튀르키예는 6·25 전쟁 당시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전투병 1만 4936명을 파병했고 721명이 전사, 2147명이 부상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