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법안 재발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브래드 셔먼 의원. 권민철 기자미국 연방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잔뼈가 굵은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3.1절을 맞아 '한반도평화법안'을 발의했다.
셔먼 의원은 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회기(2021~2022)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 한반도평화법안을 재발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3월 1일은 남북은 물론 해외 한인들도 모두 잘 아는, 한민족과 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날로서, 오늘 21세기 한반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날이 되길 바란다"며 법안 재발의 소식을 알렸다.
이어 이번 발의에는 19명의 여야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초당적 법안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공화당내 강한 보수성향의 중진의원인 앤디 빅스 의원까지 참여했다. 빅스 의원은 공화당 주요 코커스(계파)인 '프리덤 코커스'의 의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번 법안은 한국전쟁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 북미간 수교,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 미국계 한국인들의 자유로운 북한 이산가족 상봉 등의 실현을 위한 미국 정부의 임무 등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그 동안 전광훈 목사와 한국계 영김 하원 의원 등이 공개리에 반대하면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었다.
법안 반대자들은 핵무기와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자는 것은 북한에 대한 양보이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주한미군 주둔의 근거가 사라진다는 논리로 반대했다.
이 같은 반대 여론을 반영해 이번 법안에는 주한미군의 주둔 관련 조항이 새로 들어갔다.
셔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의 의미를 이렇게 풀어서 설명했다.
"화해라는 것은 친구들과는 하지 않습니다. 친구들과는 이미 평화롭게 지내고 있기 때문이지요.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대상은 친구가 아니라 적(enemy)입니다."
따라서 한국전쟁을 끝내자는 이 법안은 북한에 대한 양보가 아니다며 거듭 강조했다.
"1953년 아이젠하원 대통령이 전쟁 상태를 휴전상태로 바꾼 것 역시 북한 정부에 양보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휴전협정은 양보가 아니라 공식적인 평화조약으로 이동하기 위한 아이젠하워 정부의 정책이었을 뿐입니다." 그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주한미군이 철수돼 미국의 국방 태세를 약화시킬 거라는 일각의 반발에 대해서도 충고를 잊지 않았다.
"우리는 일본과 전쟁을 치렀습니다. 그 전쟁을 1940년대에 끝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일본에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미국의 국방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앞으로 나가기 위해 마련된 법안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 법안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한미 정부의 정책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셔먼 의원은
만약 북한의 비핵화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자신부터 먼저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반박했다.
지난 26년간 미국의 북핵 정책이 실패했던 만큼 국가 안보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 핵개발에 대해서는 제재를 시행중이고 이 법안은 그런 대북제재를 약화시키지도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이 법안이 북한 인권 문제를 도외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북한 인권을 다루는 법안은 별도로 많이 있고 저 역시 그들 법안을 공동으로 발의했습니다. 전쟁 상태를 계속하는 것이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의 방법론인 것처럼 말하지만, 지금까지 그 것은 효과가 없었습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공동발의자로 서명한 루 꼬레아 의원과 브래드 셔먼 의원의 입법 조력자로 역할해 온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회원 30여명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