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에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고 금품을 갈취한 한국노총 산하 노조 위원장이 구속됐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공갈 혐의로 60대 A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노총 산하 노조 위원장이었던 A씨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약 4년간 대구, 경북 지역의 대형 아파트 건설 현장 등을 돌아다니며 노조원 채용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건설사가 노조원 채용을 거절하면, 현장 안전시설이 미비한 부분을 몰래 사진으로 촬영해 관계기관에 고발하거나 진정을 제기했다. 혹은 안전모 미착용 모습 등을 촬영한 사진을 현장소장에게 보여주며 고발할 것처럼 협박하기도 했다. A씨는 그 후 건설사에 '노조 발전 기금' 등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했고 총 4400만원을 갈취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건설사로부터 받은 돈을 대부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조합 계좌로 돈을 받은 뒤 개인 계좌나 지인의 계좌로 돈을 옮긴 것. 가끔은 개인 계좌로 직접 돈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노조 간부들의 범행 가담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12월부터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노조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총 19건, 87명이 단속에 적발됐다. 그 가운데 노조 간부가 구속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적발된 불법행위의 유형은 금품갈취가 72.4%로 가장 많았고 이어 건설현장 업무방해 25.3%, 소속 단체원 채용 강요 2.3% 으로 집계됐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6월 25일까지 강도 높은 특별 단속을 추진하고 불법 행위 공모 세력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