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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서 실종된 4살 아들…42년 만에 엄마 만났다



사건/사고

    터미널서 실종된 4살 아들…42년 만에 엄마 만났다

    42년 전 터미널에서 실종된 이후 독일로 입양된 아들
    2009년 유전자 채취로 가족 찾았지만 당시에는 실패
    2022년 어머니도 유전자 채취…국과수 '친자 가능성' 결론
    유전자 재채취 후 재분석으로 친자관계 확인…16일 42년 만에 재회

    왼쪽부터 서민호 경사, 남우철 여주경찰서장, A씨, 이영원 경감, 하늘 주임. 경찰청 제공왼쪽부터 서민호 경사, 남우철 여주경찰서장, A씨, 이영원 경감, 하늘 주임. 경찰청 제공
    한국인 60대 어머니와 42년 전 실종돼 독일로 입양됐던 40대 아들이 유전자 검사로 모자 관계를 확인하고 16일 마침내 상봉했다.

    경찰청과 외교부, 아동권리보장원이 이날 공동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들 A(46)씨는 1981년 1월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실종된 이후 독일로 입양됐다. 실종 당시 나이는 4세에 불과한 어린 아이였다.

    A씨는 2009년 가족을 찾고 싶은 마음에 우리나라를 찾아 수원 서부경찰서를 방문하고 유전자를 채취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해 독일로 돌아가야 했다.

    10년도 더 지난 2022년 6월 어머니 B(67)씨가 여주경찰서를 방문하면서 찢어졌던 천륜의 재회 발판이 마련됐다. B씨가 '헤어진 아들을 찾고 싶다'면서 유전자를 채취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009년 A씨의 유전자와 B씨의 유전자 간 친자 관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확한 재분석이 필요했다.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B씨와 달리 A씨는 독일에 거주하고 있어 유전자 재채취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행히 2020년부터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운영하는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 제도를 통해 A씨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재외공관에서 유전자를 재채취할 수 있었고, 국과수는 올해 1월 두 사람이 모자 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이후 두 모자의 상봉을 위해 사건을 담당한 여주경찰서와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지원센터가 나서 일정과 장소 등을 조율했다. 상봉 이전 우리나라와 독일의 문화적 차이를 안내해주는 등 입양인지원 서비스도 제공됐다고 한다.

    그리고 이날 두 모자는 마침내 재회했다. A씨가 국내로 입국해 B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상봉이 이뤄졌다. 42년 만에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사라졌던 4살 아이는 어른이 되어 노인이 되어가는 어머니 앞에 선 순간이었다. 이 자리에는 친형 C(48)씨도 함께 했다.

    A씨는 "친가족과 재회하게 된 것은 큰 축복"이라며 "나의 과거와 뿌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B씨는 "둘째 아들을 찾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는데, 유전자 등록 덕분에 아들을 찾을 수 있었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장기실종자 발견은 실종자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상봉이 더 많은 실종아동을 찾게 되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경찰은 장기실종아동 발견을 위하여 유전자검사 고도화 등 다양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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