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8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여당은 "악화일로였던 한일 관계가 정상 복원됐다"고 호평한 반면, 야당은 "기시다 총리와 폭탄주를 말아 마신 게 외교 성과인가"라고 비판하며 충돌했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반도체 관련 일본 수출 규제 조치가 4년 만에 해제됐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완전한 정상화를 이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과의 관계가 새로운 협력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우리의 진정성이 보일 수 있도록 당과 정부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한일정상회담의 성과가 국민의 삶에서 실제 체감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에는 "아무런 대안도, 해결책도 없이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 일삼는 것이 마치 구한말 쇄국 정책을 고집하면서 세계정세의 흐름을 무시한 채 권력 투쟁만 골몰하던 무능한 국가 지도자들이 나라를 망친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한일 양국의 역사는 새 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며 "양국 관계 정상화는 결국엔 누군가는 내렸어야 할 결단이고 언젠가는 해결됐어야 하는 문제였다. 윤석열 정부가 미래와 국익을 위해 용기 있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이해찬 상임고문 등 참석자들이 전날(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 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반면 민주당은 이번 한일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이 추가로 밝혀져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석고대죄'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군사협력·강제징용 제3자 변제·WTO제소 취하 등 한 보따리를 내주고 받은 것이 식사 대접 말고 있는가. 굴종 외교, 호구 외교란 국민 비판에도 기시다 총리와 화합주라며 폭탄주를 말아 마신 것이 외교 성과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합의, 독도 영유권 문제를 언급했는가이다. 회담 당사자인 일본 관방장관이 (독도 문제 포함을) 확인하고 일본 공영방송인 NHK가 보도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실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강변하기만 한다"며 "일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왜 거짓말을 하냐며 항의하지 못하는가"라고 밝혔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정부가 한일정상회담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윤 대통령이 일본에 외교관계를 복원해달라고 사정하러 간 것인가"라고 물으며 "위안부 합의, 독도 문제가 국가 안보를 위해 비공개해야 할 만한 사안인가. 윤 대통령이 당당하다면 오고 간 대화를 다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외교 참사를 초래하고도 역사적 결단이라며 방일 외교 성과를 홍보하고 있으니 참 뻔뻔한 대통령이고 정부"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국민께 잘못을 이실직고하고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