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일본 도쿄 및 수도권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도쿄가스'가 18일부터 한류에 빠진 엄마를 소재로 TV광고를 시작했다.
일본의 '한류 열풍'이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수출도 하지 않는 일본 내수 대기업이 '한류'를 내세워 광고를 낸 것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다 한일 정상회담 직후에 광고가 나가기 시작해 여러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만 TV광고라는게 하루 이틀 사이에 '뚝딱'하고 만들어 낼 수 있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시기가 묘하게 맞아떨어졌을 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엄마의 아이돌 응원'이라는 이번 도쿄가스의 광고는 중년 여성이 한국 아이돌 그룹 원어스의 멤버 환웅을 좋아하면서 생기는 변화를 다뤘다.
광고에는 코로나에 걸린 엄마(중년 여성)를 위해 10대 딸이 한국식 삼계탕을 끓일 때 가스 불을 켜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 외에는 '가스'를 어필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도쿄가스'의 TV광고가 '가스'를 직접 홍보하는 대신 '가족의 유대감' 등을 내세운 감성적인 스토리텔링 광고를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광고도 엄마와 딸의 친밀감을 표현한 광고에 한류가 소재로 등장했을 뿐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도쿄가스의 광고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연합뉴스사춘기 딸을 둔 택시기사 엄마가 한국 아이돌 그룹 '원어스'의 환웅에게 반하면서 생활의 패턴이 바뀌기 시작한다.
매일 반복되는 삶에 지쳤던 엄마는 한류로 인해 활기를 되찾는다. 한류가 좋아 아이돌 음악을 듣다가 도쿄 코리아타운 신오쿠보에서 혼자 한국 음식을 사먹고 급기야 한국어 학원에 등록해 본격적으로 한국말을 배운다.
택시에 탄 한국 손님에게는 "도와드릴까요? 맡겨만 주세요"라고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서울에서 열리는 아이돌 공연 추첨에 당첨됐지만 안타깝게도 택시 승객으로부터 코로나19에 걸려 한국행은 좌절된다.
아이돌에 빠진 엄마를 처음에는 못마땅하게 여기던 10대 딸은 앓아누운 엄마에게 한국 삼계탕을 끓여주고, 이에 엄마도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내용으로 광고는 마무리된다.
도쿄가스는 이번 광고에 대해 "가정과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고 가족을 지지하면서 아이돌을 응원하는 어머니를 소재로 다뤘다"면서 "좋아하는 것에 열중하는 것을 통해 삶이 풍요로워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을 응원하는 도쿄가스의 자세를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광고에 엄마로 출연한 배우 안도 다마에(安藤玉恵)는 지난해 11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도쿄에서 개최한 'K-BOOK 페스티벌'에 나와 한국 단편소설을 낭독하는 이벤트를 갖기도 했다.
안도는 TV광고 뿐만 아니라 실제 삶에서도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국과 관련한 일이 이어지고 있어 한글도 공부하기 시작했다"며 "올해 안에 한국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