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위험 기상 요소. 제주공항기상대 제공▶ 글 싣는 순서 |
①"내가 누군줄 알아?" 제주공항 항공보안검색 요지경 ②"내 얼굴이 신분증?" 대통령도 예외없는 항공보안검색 ③스튜어디스, 항공승객 안전 지키는 '감정 노동자' ④"항공기 사고 3분내 도착, 제주공항 소방구조대가 맡는다" ⑤제주공항 구조·화재·구급 해결사 '소방구조대' 입니다 ⑥제주공항 화장실 추태…샤워에서 고기 손질까지 ⑦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쓰레기…제주공항은 올해도 비상 ⑧제주공항 활주로 1톤당 200만원 제설제 '초산칼륨' ⑨장난전화에 제주공항 마비…폭발물처리반 24시간 초긴장 ⑩'항공기의 등대' 제주 하늘길 24시간 지킴이 ⑪긴장의 1초 1초 제주공항 지휘자 '관제사'의 하루 ⑫희귀직종 '관제사' 직업병·스트레스 넘어 항공 지휘 ⑬제주공항 조류충돌 최근 3년간 57건…365일 새들과 전쟁 ⑭급변풍경보만 1년 301회…변화무쌍 제주국제공항 날씨 (계속) |
* 바닷가에 위치한 제주국제공항, 기상 특성도 다양합니다제주국제공항은 제주시 용담동과 도두동을 끼고 있습니다. 북쪽 바다를 바로 접하고 있는 해안지역에 건설된 겁니다. 해안가다보니 해양성 기후를 보이는데 겨울철은 주로 북서풍 영향을, 나머지 계절은 동풍이나 남서풍 영향을 받습니다. 제주도 한 가운데 자리잡은 한라산 영향으로 바람 방향이 수시로 바뀌고, 해륙풍이 뚜렷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한라산을 넘어 들어오는 남풍 계열의 바람과 한라산 주변을 돌아 들어오는 바람이 제주시 주변에서 마주치는 특성상 제주공항은 특히 한라산으로 형성되는 바람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이 때문에 공항기상관측장비(AMOS)가 활주로 주변 4곳에, 저층윈드시어경고장비(LLWAS)는 11곳에 설치돼 있습니다. 4~7월까지는 해무 역시 자주 나타나 항공기 이착륙에 또다른 변수로 작용합니다.
* 제주공항 기상의 가장 큰 변수는 '급변풍'입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제주공항 특보 발표 현황을 봤더니 단연 눈에 띄는 건 예전에 '윈드시어'라고 불렸던 급변풍입니다. 2018년 한해 177회나 발표됐던 급변풍 경보는 2019년 217회, 2020년 250회, 2021년 301회에 이어 지난해는 250회나 됩니다. 한해 50회 언저리에 있는 강풍과 2~4회에 불과한 태풍에 비하면 제주공항에 불규칙한 바람이 얼마나 기승을 부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항공기 조종사나 관제사, 기상대원 등 항공기 이착륙과 관련된 모든 종사자들에게 커다란 부담입니다.
한라산을 넘어선 바람이 제주공항에 미치는 영향. 제주공항기상대 제공* 제주공항 예보, 최소 2시간 앞을 내다봅니다제주공항 전반적인 예보는 6시간 간격으로 하루 4차례 이뤄집니다. 최대 30시간 앞을 내다보고 풍향과 풍속, 구름, 시정 등 기상현상을 알려줍니다. 이륙과 착륙 관련 예보도 하는데요. 이륙예보는 매시간 활주로에 예상되는 풍향과 풍속, 기압에 대한 기상상태를 예보합니다. 착륙예보도 매시간마다 2시간 이내 중대한 기상변화에 대해 예보합니다.
* 특보는 '공항경보'와 '급변풍경보'로 나뉩니다앞서 말씀드린대로 지난해 250회나 발표됐던 급변풍경보는 지상으로부터 1600피트 사이 항공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급변풍이 관측되거나 예상될 때 발효됩니다. 공항경보는 더 세분화되는데요. 태풍을 비롯해 △천둥번개 △대설 △강풍 △구름고도 △저시정 △호우가 예상될 때 발효됩니다. 이밖에도 우박과 서리, 지진해일, 먼지폭풍에 이어 유독화학물질이 발생하거나 예상될 때도 발효된다는군요. 천둥, 번개, 저시정, 구름고도, 급변풍 경보는 공항에만 있는 특보입니다.
최근 5년간 제주공항에 발효된 특보 발표 횟수. 제주공항기상대 제공* 초속 39m 강풍에, 하루 420mm 강우량까지1970년부터 기록된 제주공항 기후극값은 섬지형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2016년 10월5일 태풍 차바가 제주를 통과할 당시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39m. 지붕이 날아가거나 달리는 기차가 전복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입니다. 하루 최대 강수량는 2007년 9월16일 태풍 나비가 통과할 때 기록한 420mm입니다. 최저기온은 영하 6.8도, 최고기온은 37.3도입니다.
* 항공기상정보, 기상청의 일반기상정보와 이렇게 다릅니다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기상청 일반기상정보와 달리 항공기상정보는 조종사와 관제사 등 한공관련 종사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상정보가 국제적으로 규정한 문자와 숫자로 나열되다보니 일반인은 생소하기만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SFC WSPD 25KT MAX35 FCST'. 이게 웬 얼토당토한 문자와 숫자이냐 싶겠지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규정한 항공기상정보로 '지상 풍속 25노트, 최대순간풍속 35노트 예상'이란 뜻입니다. 'TAF RKPC 0206/0312 29007KT CAVOK'는 '공항예보 제주공항 2일 오전 6시부터 3일 낮 12시까지 유효풍향 290도 풍속 7노트 시정 10km이상 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구름 없음'이란 뜻입니다.
항공기상 위험요소. 제주공항기상대 제공* 공항만의 차별화된 기상정보 제공을 위한 공항기상대1958년 제주비행장이 설치된 이후 1965년 김포공항측후소에서 사람을 보내 제주에서 첫 항공기상 업무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제주국제공항으로 승격하자 1970년 김포공항측후소 제주분실이 신설됩니다. 제주분실은 1985년 제주공항기상관측소로 승격하고, 2008년 항공기상청 제주공항기상대로 이름을 바꿔 지금까지 제주공항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 예보에 빈틈 없애려는 24시간 맞교대 현재 제주공항기상대에는 11명의 기상대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공항공사 직원이 아닌 기상청에서 파견된 국가공무원입니다. 제주공항의 항공기상관측과 분석, 예보를 위해 2인 1조로 4교대 근무가 이뤄집니다. 특히 오전 9시 출근해 밤 9시 퇴근하는 팀은 밤 9시 출근해 오전 9시 퇴근하는 팀과 맞교대하는 등 제주공항기상대는 24시간 운영됩니다.
왼쪽으로부터 제주공항기상대 박세진 주무관, 정희원 주무관, 오임용 제주공항기상대장, 임지영 주무관, 임슬범 주무관. 박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