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읍 성매매업소 종사자들로 구성된 자작나무 회원 등 200여 명은 지난 23일 파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생계를 위협하는 강압적인 폐쇄는 인권유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연합뉴스김경일 파주시장의 올해 1호 결재로 추진 중이던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한 정비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관련 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데 이어 성매매 종사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매매 종사자들 "생계 위협하는 강압적 폐쇄는 인권 유린"
김경일 파주시장이 지난 21일 파주시의회 제238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발언을 통해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파주시 제공파주읍 성매매업소 종사자들로 구성된 자작나무 회원 등 200여 명은 지난 23일 파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생계를 위협하는 강압적인 폐쇄는 인권 유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파주시가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 사회로 복귀할 틈도 주지 않고 밀어붙이기식으로 몰아내려 하고 있다"면서 "공권력을 행사하기 전에 인격권도 보장해야 함에도 감시초소와 CCTV로 우리를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했다.
또 "파주시에서는 대안으로 자활 공간을 제시했지만, 경제활동을 이어갈 동력이 없는데 자활 공간만 있으면 뭘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상복과 검은 옷을 입은 참석자들은 '대안 없는 폐쇄 결사반대', '우리를 주택가로 내몰지 말아라', '성 노동자는 피해자도 아니고 죄인도 아니다', 같은 인간으로 인정해 달라'는 피켓을 들고 집회를 연 뒤 시가행진을 벌이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시장은 이날 시청에 없었다. 김 시장은 전날 프랑스,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의 환경기초시설을 견학해 파주시의 환경 순화센터에 접목하겠다며 7박 9일 일정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김경일 시장, 집결지 정비사업 시급성 강조했지만…전액 삭감
파주시의회는 지난 21일 제238회 제2차 본회의에서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파주시 제공파주시의회는 지난 21일 제238회 제2차 본회의에서 파주시 핵심 사업인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파주시는 성매매 집결지의 완전한 폐쇄를 목표로 전담TF팀을 구성하고 파주경찰서·파주소방서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온 만큼 확실한 성과를 위해 이번 추경 예산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본회의에서 발언을 통해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며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호소했지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된 추경 예산안이 최종 의결됐다.
파주시 제2회 추가 경정 예산안에는 성매매 집결 지 내 위반 건축물 정비사업 27억 2천여만 원, 순찰초소 운영, 시민 대상 성매매 예방 교육 및 시민과 함께하는 걷기대회 등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 2억 3500만 원 등이 포함돼 있었다.
시의회 "자진 폐쇄 통한 자립생활 지원 우선시하도록 재검토"
파주시 제공 파주시의회는 성매매 집결지 위반 건축물 정비를 위한 27억 2천여만 원에 대해 해당 지역 재산권자들의 권리 행사를 제한하는 사항과 사전 절차의 충실한 이행을 재검토하고 대안 마련을 주문했다.
시의회는 또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 2억 3500만원에 대해 성매매 종사자들과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 자활 기반을 마련하고 자진 폐쇄를 통한 자립생활 지원을 우선시하도록 사업 목적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70년간 존치해온 성매매 집결지의 완전한 폐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소명'이다"라면서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기에 더 큰 책임감으로 시민이 바라는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에 필요한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파주시의회 의원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이뤄나가며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