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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 초읽기…취임 후 '1호' 행사

대통령실

    尹,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 초읽기…취임 후 '1호' 행사

    尹대통령,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 임박 관측
    4일 국무회의서 거부권 행사 유력
    "30개 넘는 농민단체 의견 수렴"
    취임 후 '1호 거부권'…대통령으로는 7년 만

    연합뉴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남는 쌀 강제매수 법'이며, 시장의 수급조절 기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해당 법 통과를 주도한 야당은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재의요구권 행사에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르면 4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해 "주무부처인 장관과 국무총리도 의사를 표명하고, 그 과정에서 30개가 넘는 농민단체 의견을 수렴했고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라며 "그 의견들을 모아서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무제한 수매는 결코 우리 농업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는 등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 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통령실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두고 '남는 쌀 강제매수법'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농민이 초과 생산한 쌀을 정부가 다 사들이는 것은 시장의 수급조절 기능을 무력화시킬 뿐더러 공급과잉 심화와 가격 하락을 불러 온다는 우려다.

    1960년대 유럽에서도 이와 유사한 가격 보장제를 실시했다가 생산량 증가와 가격하락 등으로 결국 중단하는 등 '포퓰리즘 정책'의 부작용을 보여줬고, 농업 재원은 남는 쌀 매수보다는 청년농업인 지원과 미래 신성장산업을 위한 방향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시각도 자리한다. 아울러 이러한 중요한 법안을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는 점도 상식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여론 수렴…尹대통령 '1호 거부권' 행사 주목


    다만 대통령실은 그동안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공식화하기 보다 여론 수렴을 먼저 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섣불리 '농심'(農心)을 자극하지 않고 먼저 설득에 나서겠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23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언론 공지를 통해 "법률개정안이 정부에 이송되면 각계의 우려를 포함한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히 숙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정례 주례회동에서 "양곡관리법 대응 방안에 대해 긴밀한 당정 협의를 통해 의견을 모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농민분들뿐 아니라 농민 단체들도 여러가지 의견을 내기 때문에 그 부분 의견도 수렴하는 것"이라며 "특히 여당은 우리 국정 파트너이기 때문에 여당과도 긴밀히 협의해서 반영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9일 당정협의회에서 윤 대통령에게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한덕수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 총리는 같은 날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정부는 우리 쌀 산업의 발전과 농업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 요구를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여론 수렴과 당정의 거부권 요구가 무르익은 만큼 ,이제는 실행할 시점이 됐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끝까지 숙고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 시점에 시차를 둘 가능성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거부권이 이번에 행사된다면 지난해 5월 취임한 윤 대통령의 '1호 거부권'이자, 2016년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상임위의 '상시 청문회' 개최를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약 7년 만의 행사가 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에선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만 재의결이 가능하다. 총 의석 300석 중 국민의힘이 3분의 1가량인 115석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재통과는 어려워진다.

    3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쌀값 정상화법 공포 촉구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삭발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3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쌀값 정상화법 공포 촉구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삭발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민주당은 삭발 투쟁과 규탄대회, 전국 농업인 서명운동 등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한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거부권 행사가 이뤄질 경우 4일 국회 대정부질문(경제 분야)에서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정부 대책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여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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