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안. 연합뉴스북한은 지난 2019년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 등이 주도한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에 대한 미국의 공식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며 관련자들을 모두 스페인에 넘길 것을 촉구했다.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2017년 김정남 말레이시아 피살사건 이후 마카오에 있는 아들 김한솔을 3국으로 피신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에서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는 중인데, 스페인으로의 신병 인도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조만간 내려질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은 4일 북한의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를 통해 발표한 공보문에서 "2019년 미 정보당국의 직접적인 조종 밑에 에스빠냐(스페인) 왕국 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대사관에 대한 전대미문의 습격 사건이 벌어진 때로부터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면서, 사건을 주도한 크리스토퍼 안은 "신성불가침의 국가 외교대표부를 습격하여 외교성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대한 정신 육체적, 물질적 피해를 입힌 중범죄자로서 반드시 엄벌을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조미사이에 적대관계가 지속되고 있고 평화협정이나 외교관계가 없는 특수한 상황에서 해외에 있는 적대국 관리들에 대한 공격행위가 미국 법률상 범죄로 간주되는가에 대해 따져보아야 한다는 억지주장"까지 하면서, "크리스토퍼 안을 에스빠냐(스페인)로 인도할 데 대한 판결이 내려져도 국무장관이 미국 공민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면 범인 인도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여론을 내돌리면서 사건을 무마해보려고 각방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자기의 신성한 주권이 행사되는 외교대표부와 외교성원들에 대한 폭거와 강탈을 용납할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면서, "미국은 마땅히 에스빠냐(스페인) 왕국 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 습격사건에 대하여 공식사죄하고 보상하여야 하며 사건에 가담한 모든 범죄자들을 체포하여 즉시 인도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울러 "에스빠냐(스페인) 정부도 독자성과 공정성의 원칙에 입각하여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토 안을 포함한 반북단체 '자유조선' 회원 9명은 지난 2019년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폭행한 뒤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이동식 메모리 등을 탈취해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이 지난해 5월 스페인 신병인도 결정을 내렸고, 이후 송환 시 목숨이 위태롭다는 문제제기로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으며 조만간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