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회 김미연(국민의힘) 의원이 4일 인천 서구청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승환 서구의원을 고소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김미연 의원 제공인천 서구의회 구의원이 교육 연수 기간 중 막말을 한 동료 구의원을 고소하는 등 의회 내 갈등이 고소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힘 김미연 의원, 민주당 송승환 의원 모욕 등 혐의로 고소
인천 서구의회 김미연(52·여·국민의힘·신현원창가정1~3동) 의원은 모욕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송승환(39·더불어민주당·검단불로대곡원당아라동) 의원을 고소했다고 4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인천시 서구청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만취 욕설 사건과 관련해 거짓말로 일관하는 송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며 "이번 사건을 사법의 영역에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오후 8시 30분쯤 부산의 한 주점에서 송 의원이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에게 "아 이런 X밥아"라고 욕설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서구의회 의원 20명은 당시 부산에서 '의원 역량 강화 교육'을 명목으로 2박 3일 일정의 연수를 진행 중이었다.
김 의원은 또 일부 민주당 소속 의원이 격려차 들린 강범석 서구청장에게 반말을 하는 등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시 격앙된 분위기를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는데 오히려 송 의원으로부터 욕설을 들었고, 관련해 민주당 소속 동료 의원들로부터 사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해당 의원들의 태도가 달라져 마치 자신이 거짓말을 한 것처럼 몰고 가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입장이다.
송 의원은 이튿날 김 의원을 찾아가 어느 정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힘 인천시당 "송 의원 제명 등 강력 조치하라" 요구
김 의원과 송 의원의 갈등은 이후 국민의힘 인천시당이 가세하면서 더욱 확대됐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성명을 내 "민주당 구의원이 우리 당 여성 의원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했다"며 "구의회 윤리위원회 징계를 넘어 민주당 차원에서도 제명 등 강력한 조치를 바란다"고 표명했다.
서구의회는 조만간 이 사안에 대해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서구-의회, 복지재단 설립 갈등 둘러싼 대리전 양상" 지적도
인천 서구의회. 연합뉴스이번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서구가 추진하는 복지재단과 관련한 갈등이 표출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는 2018년부터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했지만 2020년 '서구복지재단 설립 조례안'이 서구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장기간 표류했다.
최근 국민의힘 소속 강범석 현 구청장이 복지재단 설립을 재차 추진하고 있다. 문제가 된 술자리에서도 복지재단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비롯됐다. 현재 서구는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이 당선됐지만 서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다.
서구는 이달 중 복지재단 설립 조례안을 재차 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김 의원 "이번 사태는 동료의원에 대한 모욕이 핵심"
김 의원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정당을 떠나 의원 대 의원으로서 동료에 대한 잇단 모욕"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의원은 또 "개인의 일탈과 비위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와 그에 걸맞는 행동과 책임을 보여줘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거짓과 변명으로 본질을 흐리는 세태를 바로 잡겠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송 의원에 대한 혐의 입증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BS노컷뉴스는 송 의원의 반론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와 문자 등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