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변호사(좌)와 이용 의원. 연합뉴스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수행실장을 지냈던 국민의힘 이용 의원이 4일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최근 국정운영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다른 사심을 품고 철새처럼 행동하신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고 일갈했다. 최근 김기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전광훈 목사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인 것에 이어서 여권 내부의 갈등이 증폭하는 모양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에게 멘토가 없다는 사실은 멘토를 가장(假裝)하는 변호사님이 더 잘 아실 것"이라며 "대통령도, 유권자도, 그 누구도 부여하지 않은 '멘토' 호칭을 앞세워 변호사님의 '사견'을 훈계하듯 발설하고 계시다"고 비판했다.
앞서 신 변호사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윤 정부는 지금 과도하게 10분의 3을 이루는 자기 지지층을 향한 구애에 치중한다. 윤 대통령이 대구의 서문시장을 네 번이나 방문한 것은 그 상징적 예"라며 "그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 선거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용 의원. SNS캡처이에 이 의원은 "대통령의 동서화합 행보를 두고 변호사님께서는 '멘토의 지위'를 빌어 '자기 지지층 구애에만 치중한다'고 국민을 갈라치기 했다"며 "대체 누구를 위한 멘토링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제 그만 변호사님의 본업이라는 헌법학자로서의 소명과 시인의 역할에 충실해달라"며 "더 이상의 '윤의 멘토' 신평발 창작물은 두고 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공개 저격에 신 변호사는 재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스스로 연락을 끊었다"며 "언론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멘토'라는 표현이 나오면 그렇지 않다고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부인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정치판을 내다보며 나름의 기준으로 짠 분석의 틀이 대단히 유효하고, 또 이에 따라 누구 못지않게 결과예측이 정확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중도층과 수도권의 표심을 놓쳐버리면 총선은 어렵다. 그리고 총선의 패배가 어떤 궤멸적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이 의원도 잘 아실 것"이라고 했다.
신평 변호사 SNS 캡처각자 '친윤'을 자처하는 이 의원과 신 변호사가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을 두고 여권 지지율 하락에 따른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전광훈 목사와 관련한 김재원 최고위원의 잇단 실언이 논란이 되는 과정에서 김기현 대표와 홍준표 시장 사이의 갈등이 번진 바 있다.
홍 시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통상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컨벤션 효과로 당 지지율이 급등하는데 우리 당은 거꾸로 왜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지 분석하고는 있는가"라며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또다시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라고 했다. 이에 김 대표가 "지방자치 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에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으며 신경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