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로고. 연합뉴스 현대자동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14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앞설 전망이다. 같은 기간 자동차 판매량도 최초로 100만대를 넘기면서 사실상 '나홀로 질주'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신차들을 앞세워 지금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5620억원이다. 기아는 2조583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7%와 28.1%가 늘었다. 추정치대로 영업이익이 실현되면 이는 현대차그룹의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전날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6천억원도 훌쩍 뛰어 넘는다. 현대차그룹이 삼성전자를 제친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판매량을 보면 현대차그룹의 실적은 더욱 분명하게 와닿는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누적 판매 대수는 국내 19만1047대, 해외 82만9269대 등 총 102만316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아는 국내 14만1740대, 해외 62만5036대 등 총 76만7700대를 팔았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12% 늘었다. 현대차는 2019년 팬데믹 이전의 판매량을 회복했고, 기아는 9년 만에 1분기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한국의 3월 자동차 수출액도 처음으로 60억달러를 넘겼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판매 3위에 올랐다. 앞으로 전기차와 SUV, 고성능 내연기관차 등 다양한 차종으로 이같은 상승세를 지속 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기아는 최근 열린 '2023 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에서 지난해 15만8천대였던 전기차 판매량을 2026년 100만5천대, 2030년에는 160만대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주요 지역에서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올해 11%에서 2030년에는 52%까지 끌어올린다.
기아의 목표치와 지난해 현대차가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로 내건 187만대를 합치면 현대차그룹의 총 전기차 목표치는 347만대에 달한다. 추후 현대차가 기아처럼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다면 400만대를 웃돌 수도 있다. 이는 중국 BYD(187만대)와 미국 테슬라(131만4천대)의 지난해 판매량보다 2~3배 많다.
SUV 강세도 든든하다. 기아의 1분기 판매를 보면 카니발(1만9816대), 스포티지(1만7199대), 쏘렌토(1만6246대) 등 레저용 차량(RV)과 SUV가 많았다. 현대차에서도 팰리세이드(1만2281대), 투싼(1만1433대) 등 SUV가 1만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북미 시장 등 SUV 선호가 높은 지역에서 현대차그룹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14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 시장에서의 성장세 역시 희소식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현대차 판매량은 72만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17.9% 증가했다. 인도의 자동차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해 2030년에는 연간 수요가 1천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는 늘어나는 인도 수요에 맞춰 가동이 중단된 인도 GM 공장 인수를 추진중이다. 기존 인도공장 생산량에 GM공장까지 인수하면 현대차의 인도 공장 생산 능력은 연간 1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은 8조 2천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클럽'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