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리그 베스트7과 MVP를 수상한 김연경. 한국배구연맹'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피언 결정전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김연경은 10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 리그 MVP(최우수 선수)를 수상했다. 기자단 투표 31표 만장일치로 개인 통산 5번째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대에 오른 김연경은 전년도 MVP 수상자이자 절친인 양효진(현대건설)에게 꽃다발을 받았다. 이에 그는 "양효진 선수가 자기가 받은 꽃을 재활용하네요"라고 말해 시상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연경은 유쾌한 농담으로 소감을 이어가려 했지만 "장난을 치고 싶지만 공식적인 자리여서 말을 아끼겠다"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어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한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동료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시상식을 마친 뒤 기자 회견에 나선 김연경은 앞서 참았던 장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여러 장난이 있었는데 공식적인 자리이고 윗분들이 많이 오셔서 말을 조심했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있었던 애피소드도 들려줬다. 그는 "도로공사 선수들이 연막 작전을 펼쳤다. 나이가 많아서 힘들다고 말했는데 너무 잘했다"면서 "3차전에서 정대영(42) 언니가 발목이 돌아가서 잠시 주저앉았는데 다시 발목을 돌리고 일어나더라"라고 뾰로롱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김연경은 "열심히 안 할 줄 알았는데 다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베테랑의 정신력은 대단한 것 같다"면서 "엄살을 심하게 부렸는데 다들 날아다녔다. 도로공사가 너무 잘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흥국생명은 한국도로공사와 5전 3선승제 챔피언 결정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잡았지만 3차전부터 내리 패배를 당해 준우승에 만족했다.
아쉽게 통합 우승을 놓쳤지만 팀을 정규 리그 1위에 올려놓으며 MVP를 수상했다. 김연경은 "우승까지 예상하지 못해서 다른 MVP보다 더 뜻깊은 상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놓친 건 많이 아쉽지만 정규 리그 1위를 차지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