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돌아온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 290명, 찬성 177명, 반대 112명, 무 1명으로 부결되고 있다. 윤창원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재표결됐지만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은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표결을 강행했으나, 재석 의원 290인 중 찬성 177명, 반대 112명, 무효 1표로 부결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다시 의결되기 위해선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앞서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민주당 주도로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해당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표결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여야 합의 실패로 처음 의사일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은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의사일정 변경 동의서'를 제출해 재표결이 이뤄졌다. 다만, 국민의힘(115석)이 당론으로 부결하겠다고 나선 만큼 통과 가능성은 낮게 예측됐다.
결국 정족수를 넘지 못해 부결됐고,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회입법권을 전면 부정하고 무시한 대통령에 대해서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는 "농민과 농촌의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여당의 소신투표가 있을 걸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확인됐다"며 "향후 농민단체, 농민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대책법을 어떻게 마련할지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은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 제정안 상정도 추진했지만 국회의장의 중재로 불발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 말미에 민주당이 간호법 제정안 안건 상정을 위해 양곡법과 마찬가지로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하자 협의가 필요하다며 여야 원내대표를 의장석 앞으로 불러 논의했다. 논의 과정에서 고성이 오고 가기도 했다.
논의를 마친 김 의장은 "정부와 관련 단체 간에 협의가 지금 진행되고 있다"며 "여야 간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간호법은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간호법 처리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박 원내대표는 "정당한 절차로 (표결을) 요구했는데 의장이 일방적으로 다루지 않은 것이 심히 우려스럽다"며 "국회의장이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면 국회가 어려원진다. 오는 27일 본회의에 간호법과 의료법을 확실히 처리할 것이며 오늘 처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장께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