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사상사 제공 무예로 조선을 꿈꾸다
조선조 21대 영조의 손자이자 사도세자의 아들. 탕평책을 계승하고 인재를 고루 등용하며 조선 후기 문화의 황금기를 이루었다고 평가 받는 개혁군주 정조 이산(李祘). 그는 당대 비주류였던 이덕무, 박제가, 백동수 등 서얼을 등용해 새로운 법전과 병서의 편찬을 주도 했다.
이른바 '문치규장(文治奎章)과 무설장용(武設壯勇)'을 내세운 정조는 규장각과 장용영을 중심으로 문치주의를 국시로 내세웠던 조선왕조에 새로운 인식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병자호란의 치욕을 갚으려던 효종의 북벌계획에 공감한 사도세자가 '무예제보'를 기반으로 12기(技)를 더해 18기를 정리한 '무예신보'를 1759년 편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로부터 31년 뒤 정조가 마상(馬上) 기예 6기를 추가해 24기의 무예서인 '무예도보통지'를 완성하고 장용영으로 하여금 이를 필수과목으로 수련하게 했다.
'무예도보통지'는 단순한 무예서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16~18세기 왕권이 관료제와 상비군을 통제하면서 강력한 권력을 거머쥐는 절대주의가 팽창하던 유럽과 궤를 같이하는 행보였다. 성리학이 추구하던 '민본주의'를 재정립하고 개혁을 앞세워 구습을 타파해나가기 위한 근간이었다.
한국사 박사이자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전수교육을 담당하는 최형국이 쓴 '무예로 조선을 꿈꾸다'는 개혁군주 정조가 '문치'와 '무설'을 통해 강력한 왕권 국가이자 성리학의 근본인 민본(民本)을 추구했던 시대적 정신에서 '무예도보통지'에 집중한다.
책은 정조의 정치적 이념과 철학, 동양 최고의 무예서 무예도보통지를 만든 사람들, 무예도보통지 속 무예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담았다.
최형국 지음ㅣ인물과사상사ㅣ240쪽ㅣ1만 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