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첨단산업 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미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미국 수소에너지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탄소중립 청사진에 밑그림을 그렸다.
특히 투자를 결정한 업체가 모두 그린수소에 방점을 두고 있어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규제에도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상공회의소에서 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6개 미국 첨단기업으로부터 총 19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수소·반도체·친환경 분야에서 각각 2개 기업이 투자를 결정했다. 그중 수소 분야에서는 에어프로덕츠와 플러그파워가 국내에 생산시설을 짓기로 약속했다.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은 윤석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서 주요축이다. 그중에서도 고효율 대량 생산 기술력을 확보해 그린수소 생산을 확대하고, 이산화탄소의 해외이송 지원으로 블루수소 생산 기반을 확보한다는 게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 방안의 골자를 이룬다. 해외 청정수소 생산 시범사업도 그린수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날 우리 정부가 국내 투자를 이끌어낸 에어프로덕츠와 플러그파워 모두 그린수소 사업의 선두자로 꼽힌다. 에어프로덕츠는 지난해 텍사스주 월바거 카운티에 40억 달러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 공장을 건설했다. 해당 공장은 미국에서 가장 큰 그린수소 시설로 알려져 있다. 플러그파워는 글로벌 수소 선도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린수소는 수소에너지 중에서도 궁극적인 청정 에너지원이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한다.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어 가장 이상적인 친한경 수소로 불린다. 이번 투자신고에서 에어프로덕츠는 국내에 그린암모니아-그린수소 터미널·크래킹 생산시설을 짓기로 했다. 플러그파워는 수소기술 R&D 연구센터와 수소연료전지 등 생산시설을 만든다.
업계에서는 우리 정부가 그린수소에 집중하는 건 미국의 IRA 규제와도 무관치 않다고 분석한다.
IRA 법안에 그린수소 1㎏ 생산당 최대 3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수소 경제 지원책이 대거 포함돼서다. 그린수소의 미국 생산단가는 약 5달러라고 한다. 제작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따로 저장하는 블루수소의 생산비는 미국 기준으로 1.5달러다. 그린수소 생산기업이 3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으면 블루수소와 생산 단가에서 큰 차이가 없어진다.
산업부는 "두 기업의 투자가 국내 청정수소 상용화와 공급망 확충, 수소 모빌리티 보급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