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감사원은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이사회의 검증 태만 의혹 등 KBS 노동조합이 당초 제기한 주요 감사청구 사항에서 "중대한 위법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KBS는 다만 드라마를 제작하는 계열사 몬스터유니온에 대해 영업이익과 시청률 등 경영평가 지표들을 쉽게 달성할 수 있도록 낮추는 등 관리를 소홀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일 이런 내용의 KBS 국민감사청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KBS는 경영평가 지표와 관련해 지난 2021년 계열사인 몬스터유니온의 영업이익을 연초 목표인 2억 2천만 원보다 낮은 수준인 1억 2천만 원으로 설정하거나, 지난해의 경우 과거 시청률 최저 실적인 2.3%보다 낮은 1%를 최저 시청률 기준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몬스터유니온이 지난 2019년 엔터테인먼트 기업 A사에 대해 전환사채에 30억 원을 투자하고도 실효성 있는 사업제휴 협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사외이사로 임명된 직원이 이사회에 참가한 실적이 없는데도 이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했다.
감사원은 또 현재 정당 당원이거나 3년 이내 당원이었던 사람은 KBS 사장이 될 수 없다고 방송법에 규정하는데도, KBS가 현 김의철 사장은 물론 이전 사장들도 정당 가입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임명 제청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감사에서 김의철 사장은 과거 정당에 가입한 이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KBS 제공
KBS는 또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별도의 심사나 심의 없이 1만 1365개의 기록물을 폐기하고, 2019년에는 폐지 부서의 기록물 원본 목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비전자 기록물 2건이 폐기 또는 분실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감사원은 KBS 노동조합 등이 당초 감사를 청구한 KBS 이사회의 김의철 사장 후보자 검증 태만 의혹 등 8개 감사 사항 중 김 사장 선임 절차를 포함한 5개 사항을 들여다본 결과, "청구인의 주장과 같은 중대한 위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KBS노동조합과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은 김의철 사장 임명 과정 등 8개 사항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한편 감사원은 KBS 이사장에게 정당 가입 여부 등 사장 후보자 결격 사유를 조회·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고, KBS 사장에게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경영성과평가 기준 등을 낮게 설정하거나, 투자 관련 업무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계열사를 적정하게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경영에 관한 주요 결정사항은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기록물을 폐기하거나 이관할 때에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는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