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 박준식 위원장이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박준식 위원장이 제1차 전원회의 개의를 선언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공식 절차가 개시됐다.
애초 지난달 18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박준식 위원장과 사용자위원 그리고 공익위원들의 회의장 입장 거부로 무산된 지 14일 만이다.
일찌감치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 9620원보다 24.7% 높은 1만 2천 원으로 제시한 노동자위원 측은 거듭 대폭 인상을 주장했다.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을 꼬집어 "쓸 돈도 없는데 내수 활성화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임금이 올라야 소비를 할 수 있고 그래야지만 내수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이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반면, 아직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제시하지 않은 사용자위원 측은 인상은커녕 동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맞섰다.
중소기업중앙회 이명로 인력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높은 최저임금으로 기업이 문을 닫으면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손해"라고 노동자 측을 압박했다.
사용자위원 측은 노동계가 강력 반대하는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차등) 적용' 카드도 다시 꺼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는 "올해만큼은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업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이 구분 적용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논의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전원회의. 연합뉴스한편, 이날 회의에서 노동자위원 측은 지난 18일 회의 무산에 대한 위원장 공식 사과와 당시 회의 무산의 빌미였던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공익위원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은 분신 건설노조원 사망 사건을 거론하며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 일선에 있는 권순원 교수는 공익위원 자격이 없다"고 몰아붙였다.
권순원 교수는 '주 최대 69시간 노동' 등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노동개혁' 밑그림을 그린 '미래노동시장연구회' 활동을 이끈 인물이다.
그러나 박준식 위원장과 권순우 교수가 노동자위원 측 요구를 거부하자 회의장에 고성이 오갔다.
노사 대립에 노동자 측과 위원장 그리고 공익위원 간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내년 최저임금 결정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제2차 전원회의는 오는 25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