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집값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아파트 외지인 매입도 늘고 있다. 세종과 인천서구 등 하락세가 거셌던 지역에 외지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고, 서울 거주자들은 김포와 고양 덕양등 경기 저가 지역 매수에 나섰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중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의 아파트를 사들인 외지인 매입 건수는 848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월(7764건)보다 9% 늘어난 것이고, 6개월 전(5622건)과 비교하면 50%가 증가한 수치다. 외지인 매수는 최근 3개월간 집중적으로 증가했다.
외지인 매수는 집값 하락세가 거셌던 지역에 집중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외지인 매매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세종시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 1564건 중 33.4%인 523건이 외지인 거래였다. △인천 서구(28.7%) △충남 천안 서북구(21.3%) △인천 연수구(27.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집값 하락세가 거셌던 지역이다. 최근 집값 반등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87주 만에 상승 전환한 세종은 이번주(1일 기준)에도 0.23%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전셋값도 0.06% 오르며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검단‧청라신도시 입주물량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가 거셌던 인천 서구도 입주물량이 소화된 후 4월 둘째주(10일 기준) 상승전환한 뒤 이번 주(1일 기준)에도 0.08%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인천 연수구도 이번 주 0.02% 오르며 3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울 거주자들은 경기 김포와 수원 팔달, 하남 등을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개월간 김포시 아파트 거래 중 318건이 외지인 거래였는데 이 중 64.7%인 206건이 서울 거주가 거래였다. △수원 팔달구 91.3%(외지인 거래 209건 중 191건) △경기 하남시 90.0%(212건 중 191건) △고양 덕양구 86.0%(222건 중 191건) △경기 의정부시 85.5%(222건 중 189건) 등도 서울 거주자의 외지인 거래가 많았다.
최근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외지인 투자까지 이어지면서 이들 지역은 하락폭을 줄이는 모양새다. 하남시는 이번 주 0.04% 오르며 상승 전환했고, △김포시(-0.19%→-0.12%) △수원 팔달구(-0.19%→-0.13%) △고양 덕양구(-0.07%→-0.05%) △의정부시(-0.24%→-0.16%) 등은 하락폭을 줄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집값 하락국면에서 낙폭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커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집값 등이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김포의 경우 GTX-D노선과 지하철 5호선 연장 등의 호재도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최근 들어서 집값 약세가 이어지면서 가격 저점 인식이 확대된 것 같고 거기에 대출규제까지 완화되면서 서울에서 전월세를 살다가 매수로 돌아선 실수요자들이 꽤 있다고 본다"며 "서울 거주자의 수도권 외지인 매수는 실수요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수도권 내에서도 가격 하락폭이 컸거나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들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 "지금 집값이 바닥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무릎 정도는 된다고 판단하는 분들이 서울에서 멀지 않으면서 교통이 나쁘지 않은 지역 중 집값 하락폭이 컸던 곳들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지인 투자가 집중되는 지역들에서 급매물이 속속 소진되고 있지만 이후 집값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조심스럽다는 분석이 많다. 앞서 급매가 소진됐던 지역들을 보면 여전히 급매를 원하는 매수인과 호가를 올린 매도인간 줄다리기로 매매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