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탁 기자국민의힘 경남도당이 소속 전현직 지자체장과 시의원, 청년부대변인의 잇따른 언동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수 계획에 직격탄을 맞을 통영시장이 '떠들 시기가 아니다'며 뒷짐을 지는가 하면, 한 거제시의원이 외국인을 폄하하다 논란이 되자 뒤늦은 사과를 하고, 과거 여러 범죄 전력을 갖고 있던 청년부대변인이 당직을 이용해 사기를 치다 구속되기까지 비판 목소리가 끊이지 않다.
1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12만여 명의 인구 다수가 남해안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경남 통영시. 이곳 국민의힘 소속 천영기 통영시장이 기자들에게 최근 한 말이 구설에 올랐다. 천 시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후쿠시마 오염수 이야기를 계속하면 통영 수산물이 안 팔리게 된다"며 "우리 입으로 떠들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경남도청이 원전 오염수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감시 체계 강화 등의 대응 자료를 연달아 내는 상황과 대조적인 데다, 오염수 방류에 따른 직접적 피해를 볼 통영 시민이 봤을 때 뒷짐을 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이에 이날 성명에서 "주민 대부분이 어업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다. 바다가 오염되면 통영시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며 "다시 한 번 천영기 시장이 자신의 무지하고 무책임한 발언을 당장 취소하고 통영 시민들에게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거제시의회 홈페이지 캡처또한 국민의힘 소속 양태석 거제시의원은 외국인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양 시의원은 지난달 20일 거제시의회에서 "베트남 애들 10명 중 한 명은 뽕(마약)을 한다", "베트남 애들 경찰들도 손을 놓고 있다" 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구체적 근거 없이 공직자가 외국인을 상대로 인종이나 소문 등 선입견에 입각한 발언이라며 이주민지원단체와 여러정당이 날선 비판을 했다. 경남이주민연대회의는 "양 의원의 말에는 이주노동자를 향한 예비적 범죄자 낙인, 노동능력 저평가, 근거 없는 두려움 조장 등 '혐오'와 '차별'을 구성하는 모든 내용이 망라돼 있다"며 "양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통렬히 반성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양 시의원은 달을 넘겨서야 지난 2일 "상처를 드린 점 죄송하다"며 뒤늦게 사과를 했다.
전직 국민의힘 경남도당 부대변인 A씨 관련 블로그. 경남경찰청 제공뿐만 아니라 전직 국민의힘 경남도당 청년부대변인 A(30대)씨가 최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구속돼 논란이 일었다. A씨는 현직 신분으로 지난해 7월부터 자신이 "도당 청년부대변인으로서 내가 당대표를 잘 안다"며 정부 보조금을 받는 데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전국의 청년 창업가들에게 5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상황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더구나 A씨 행각은 사기 등 과거 여러 범죄 전력이 있던 터라 국힘 도당의 부실한 인사 검증이 한몫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이날 국민의힘 경남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남도민 무서운 줄 모르고 계속되는 국민의힘의 기만적인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제대로 된 인사검증 없이 사실상 사기꾼을 청년 부대변인으로 뽑아 사기행각을 방조한 것에 대한 깊은 사죄와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이와 관련해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진이 여러차례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