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코인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자리가 비어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이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코인) 보유·거래 논란과 관련해 자체 진상조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사실상 자체 조사가 중단됐다. 당초 쇄신 의원총회 결의문 내용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지도부는 김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 등 추가적인 대응을 요구받는 상황에 처했다.
검찰 압색에 김남국 자체조사 한계 봉착…당 난처
1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김남국 코인' 진상조사팀은 김 의원 탈당과 검찰의 수사 개시로 사실상 조사 답보 상태에 빠졌다. 지난 15일 검찰이 김 의원 의혹과 관련해 국내 대형 코인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권이 없는 당내 자체 기구가 역할을 지속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이 나왔다.
그러나 김 의원에 대한 조사 지속 방침은 지난 14일 민주당이 쇄신 의총에서 6시간 넘는 토론 끝에 이끌어낸 결론인 만큼, 지도부가 추가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당내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은 의총에서 김 의원의 탈당을 두고 당규상 해석에 얽매이지 말고 조사를 이어가며 정치적인 책임을 지기로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관련해 진상조사팀에 속한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압수수색으로 인해 상황 변화가 있었지만, 민주당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못 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김 의원이 만약 조사에 불응하면 그에 따라 윤리특위 제소를 할 수도 있는 거고 결국 당 지도부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조사팀장을 맡은 김병기 의원과 거래소 압수수색이 개시된 15일 밤늦게 통화해 "상황이 어렵지만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도 윤리특위 제소?…비명계 반발 움직임
황진환 기자다만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15일과 16일 김남국 의원실을 찾은 결과 김 의원은 연이틀 국회에 출근하지 않고, 보좌진에게 조사팀 자료 협조 관련 지시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조사팀 관계자는 "사실상 조사 중단과 다름없다는 상황이라는 건 공유가 된 듯한데 의총에서 결정한 사안을 무조건 중단한다고 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지도부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다시금 불거지는 모양새다. 일부 친이재명계(친명계) 의원들은 김 의원의 소명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펴지만, 몇몇 비명계 의원들은 김 의원 관련 지도부의 부실한 대응을 지적하고 윤리특위 제소 또는 상정을 주장하고 있다. 의총에서 결정한 당 차원 조사를 계속하려면 김 의원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불가능할 시 윤리특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대로 가면 민주당에 좋을 것이 없다는 걸 다수 의원이 알고 있다"며 "국민의힘에서 이미 윤리특위에 제소한 건을 뭉개선 안 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명계 토론 모임인 '민주당의 길'도 오는 18일 모임에서 김 의원 건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계파전 재개는 '아직'…與, 공동징계안으로 압박
다만 김 의원 논란을 둘러싼 비판은 계파를 불문하고 공감대가 있어 현 사태를 계파 갈등으로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의총에선 한 다선 의원이 이 대표의 '결단'을, 한 초선 의원이 '재신임 투표'를 주장했지만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이 이미 김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추가로 제소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에서 제소를 했기 때문에 추가로 하는 거는 법적으로 의미가 없고, 이미 제소된 내용에 대해 우리 당의 입장을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의총에서도 여럿 있었다"고 전했다.
국회 윤리특위가 심사를 거쳐 징계안을 의결하면 본회의 표결을 거쳐 최대 의원직 박탈까지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16일 김 의원에 대해 여야 공동으로 윤리특위 징계안을 제출하자며 민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