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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효과' 환율 급등…국장→미장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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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효과' 환율 급등…국장→미장 '엑소더스'

    트럼프 당선 소식에 외국인 투자자 '팔자' 일변도
    국내서도 예금 꺼내고 마통까지 열어 미장·코인行
    수출로 버티는 한국 경제, '트럼피즘'에 직격탄 우려 커져
    정부, 고환율 위기에도 '관찰대상국' 등재돼 적극 개입 어려워져
    금감원, 은행 임원 소집해 외환 상황 집중 점검

    연합뉴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의 재선 소식으로 한국에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트럼피즘' 우려에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걱정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물론 국내 은행에 있던 자금까지 '엑소더스'를 펼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은 637조 4877억 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1973조 5130억 원)의 32.30%에 그쳐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4일과 7일 등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하는 등 총 1조 8770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비단 외국인 투자자 뿐 아니라 국내에도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4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총 587조 6455억 원으로 최근 10영업일 만에 10조 원 넘게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저축성예금보다 이자율이 낮은 대신 입출금이 자유로운데, 통상 잔액 증감으로 은행에 묶인 대기성 자금 규모를 가늠한다.

    또 5대 은행의 적금 잔액도 지난달 31일~이달 14일 사이에 7871억 원(2.0%) 줄었다. 반면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은 같은 기간 7523억 원(1.9%) 증가했다.

    이처럼 은행 예금주들이 인출한 돈은 해외·가상자산 투자 시장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천억 7900만 달러에 달했다.

    또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거래소의 24시간 거래 규모는 전날 오후 6시 기준 15조 원에 달했다. 1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3일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9만 3482달러, 업비트에서 1억 3104만 1천 원으로 각각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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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국내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소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조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

    올해 고금리·고물가 기조로 문을 연 한국 경제는 건설 시장마저 위축되면서 내수가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제조업으로 버티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칩스법'(반도체지원법)을 폐기할 수 있다는 관측 아래 한국 제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커졌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이른바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한때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보인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지난 15일에는 미국 정부가 지정하는 '환율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에 중국 등과 함께 한국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은 대미(對美)무역 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외환시장 개입을 토대로 2개 요건이 문제되는 나라는 관찰대상국에, 3개 요건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국'(enhanced analysis)으로 분류한다.

    심층분석국과 달리 관찰대상국은 별도 제재가 주어지지 않지만, 한국 정부로서는 미 국무부가 지적한 무역 흑자, 경상수지 흑자에 신경쓰는 것은 물론, 현재의 고환율 상황에 적극 개입하기도 쉽지 않아졌다.

    이런 가운데 외환 시장의 동요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외국계은행 임원들을 소집할 방침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20일 박충현 은행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국내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 10곳의 외환·자금 담당 임원을 소집해 외화 유동성 상황 점검회의를 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향후 외환시장과 외환자금시장 전망을 듣고,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부문 영향과 대응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은행별 외화유동성 상황을 평가하고 관리계획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현재 외환시장 불안과 별개로 외화자금시장에서 차환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달러 유동성 역시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수준이 더 높아지면 자금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어 시장 일별 모니터링을 강화해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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