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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달고 태어난 20억 혈세 거북선, 154만 원에 팔린 사연

경남

    '짝퉁' 달고 태어난 20억 혈세 거북선, 154만 원에 팔린 사연

    미국산 소나무 드러나 '짝퉁 거북선' 논란
    목재 뒤틀리고 안전사고 우려 '애물단지' 전락
    거제 거북선 매각 공고 8수 끝에 154만 원 낙찰

    거북선. 경남도청 제공거북선. 경남도청 제공
    20억 원의 혈세를 들여 임진왜란 당시 모습으로 만들어진 경남 거제의 거북선이 결국 154만 원에 팔렸다.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짝퉁' 논란까지 일었던 이 거북선은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고, 건조 10여 년 만에 사실상 폐기 처분과 다름없는 결말을 맞았다.

    거북선은 김태호 전 지사 재임 당시 진행한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2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2011년 건조됐다. 당시 같이 제작됐던 판옥선은 통영시에 전달됐다.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의 3층 구조인 거북선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모습으로 만들어져 '1592 거북선'으로도 불린다.

    금강송을 사용했다고 홍보했지만, 저급한 미국산 소나무를 섞어 만든 사실이 해경 수사 결과 드러나 '짝퉁 거북선'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준공검사와 인수가 한참이나 연기됐고, 당시 김두관 지사는 도민 앞에 나서서 사과까지 했다.

    애초 지세포항 앞바다에 정박해 놓고 승선 체험 등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흔들림이 심하고 물이 새면서 1년 여 만에 뭍으로 올라와 조선해양문화관 앞마당에 전시됐다.

    그러나 목재가 썩고 뒤틀리는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지난해 태풍 힌남노 당시 꼬리 부분이 파손돼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는 거북선을 유지하는 데 3~4억 원이 들고 유지 보수를 해도 내구연한이 7~8년에 불과해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리고 폐기하기로 했다.

    이에 시는 지난 2월 거북선 매각을 위한 공유재산 일반입찰 공고를 냈다. 최초 매각 예정 가격은 1억 1750만 원.

    거북선의 크기와 무게 탓에 이동이 쉽지 않고 활용도가 떨어지다 보니 7번이나 낙찰자를 찾지 못하고 유찰됐다. 결국 8수 끝에 20억 원짜리 거북선은 최고가 154만 원에 낙찰됐다.

    정식 명칭이 귀선(龜船)인 거북선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군함이다. 수군의 주력함인 판옥선을 개량해 지붕을 덧씌우고 포문을 많이 설치했으며 용머리 형태의 충각 겸 포문을 달아 돌격전에도 쉽게 설계됐다.

    전라 좌수군 소속 방답 귀선, 전라 좌수영 소속 영귀선, 통제영 창설 이후 건조된 통제영 귀선의 3척이 있었지만, 원균의 칠천량 해전 당시 모두 침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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