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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체크]10리터 오염수 마실 수 있다?…"음용수 기준 넘어"

사회 일반

    [노컷체크]10리터 오염수 마실 수 있다?…"음용수 기준 넘어"

    CBS 주말 뉴스쇼 모아모아 팩트체크

    ■ 방송 :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 FM 98.1MHz (07:00~08:55)
    ■ 진행 : 조태임 앵커
    ■ 대담 : 선정수 (뉴스톱 기자)

    성일종 의원 '명단 발표했다' 했지만…
    국무조정실 "심적으로 활동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공개 안 해"
    英 앨리슨 교수 "10리터 오염수 마실 수 있다"
    원자력연구원장 "후쿠시마 오염수 음용수 기준 훨씬 넘어 마시면 안돼"

    ◇ 조태임 > 한 주를 팩트체크로 정리하는 모아모아 팩트체크입니다. 오늘도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했나요?
     
    ◆ 선정수 > 우리나라 시찰단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일대를 방문해서 오염수 처리과정과 방류계획을 둘러봤습니다. 그런데 이를 둘러싼 잘못된 정보들이 굉장히 많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팩트체크 주제로 잡아봤습니다.
     
    ◇ 조태임 > 먼저 짚어볼 주제는 시찰단 명단 공개와 관한 건데요. 시찰단 명단이 공개됐다. 이런 주장이 있었어요.
     
    ◆ 선정수 >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이 21일 방송에 출연해 "이름을 다 발표했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 조태임 > 그런데 시찰단 단장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말고는 우리가 모르지 않습니까?
     
    후쿠시마 원전 전문가 현장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 위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시찰단 구성과 현지 일정 발표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후쿠시마 원전 전문가 현장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 위원장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시찰단 구성과 현지 일정 발표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 선정수 > 네, 그렇습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19일 브리핑에서 "여기(시찰단)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실무자분들이십니다.  거기에 있는 담당자 개개인이 누구 누구 인지를 꼭 지금 시점에 말씀드리는 게 핵심은 아닌 것 같아서, 저희가 현재까지는 본인들 나중에 활동을… 큰 불편함 없이, 심적으로.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현재까지는 명단 자체를 설명을 안 드렸고, 나중에 국회 협의 등 과정에서 또 추가 설명 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라고 밝혔습니다.
     
    ◇ 조태임 > 이후에 아직까지도 명단은 발표된 적이 없잖아요.
     
    ◆ 선정수 > 네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시찰단 활동이 25일 끝났는데요. 현지 세부일정도 공개하지 않았고 명단도 끝까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조태임 > 다음으로 짚어볼 건 뭐죠?

    ◆ 선정수 >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일본 말고도 세계 여러나라와 IAEA, 즉 국제원자력기구에서 이미 다 검증하고 발표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 조태임 > 이것도 아니에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 선정수 > 네 사실과 다릅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별도의 홈페이지를 통해 오염수의 방사성 핵종 농도를 게시하고 있습니다. 공개되고 있는 마지막 데이터는 2022년 12월31일 자료입니다. 그러나 이 데이터의 신빙성을 검증할만한 장치는 없습니다.

    성 의원은 "이 물을, 처리된 물을 대한민국, 미국, 프랑스, 스위스에 보내 가지고 또 검증해서 IAEA로 보냅니다. 그걸 또 발표하고 이렇게 하고 있잖아요" 이렇게 말하는데요.

    IAEA가 각국으로 샘플을 보내서 교차 분석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건 사실인데요. 도쿄 전력 데이터를 검증한 결과를 IAEA가 발표한 적은 없습니다. 아마 최종 방류 전에 검토 보고서가 나오기는 할 텐데요. 아직까지는 도쿄전력의 데이터를 검증한 결과가 발표된 적은 없습니다.
     
    ◇ 조태임 > 그렇다면 아직까지는 도쿄전력의 일방적인 주장인 셈이네요.
     
    ◆ 선정수 > 네 제3의 기관이 분석을 해서 도쿄전력의 데이터가 맞다고 해주면 검증이 되는 건데요. 사실 그래도 남는 문제들이 좀 있습니다. 도쿄전력 데이터는 채취한 시료가 전체 상황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인지의 문제가 있고요.
     
    샘플링 과정에서 혼합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습니다. 오염수 탱크 바닥에 가라앉는 슬러지에 대한 측정도 없었구요. 도쿄전력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탱크에 모아 놓은 오염수 가운데 35%만 일본정부 규제기준 이하이고 나머지 65%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일본 정부는 기준치 이하로 내려갈 때까지 ALPS라고 부르는 다핵종 제거장치로 걸러내겠다는 입장인데요. 이 ALPS의 성능에 대해서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도쿄전력이 공개한 오염수 정화시설 다핵종(多核種)제거설비(ALPS). 연합뉴스도쿄전력이 공개한 오염수 정화시설 다핵종(多核種)제거설비(ALPS). 연합뉴스
    ◇ 조태임 > 잠깐 ALPS에 대해 알아보죠. 우리는 이 장치를 물에서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일종의 정수기다 이렇게 이해하고 있는데요. 맞나요?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 2011년 그러니까 12년 전 일인데요. 왜 아직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는 건가요?
     
    ◆ 선정수 >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쓰나미가 몰려오면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전력 공급이 끊어지고 비상발전기도 침수되면서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원자로에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노심이 녹아내렸고 폭발로 이어집니다.

    이 때 녹아내린 핵연료가 아직까지 원전 1~3호기 안에 남아있습니다. 여기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냉각수를 집어넣고 있구요. 지진의 여파로 격납건물이 깨지면서 빗물과 지하수가 흘러들고 있습니다. 이게 고스란히 오염수가 되는 것이죠. 

    사고 원전에서 핵연료 잔해를 끄집어내고 폐로를 완료하는 시점이 2050년으로 계획돼 있는데요. 부정적인 전망이 더 많습니다. 언제일지 모르는 완료시점까지 앞으로 수십년 동안 오염수가 계속 생겨나는 거죠.

    ALPS는 오염수를 약액으로 전처리 한 다음에 흡착제가 들어있는 다수의 흡착탑으로 오염수를 이동시키면서 흡착제에 오염물질이 달라붙게 하는 원리로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이 ALPS장치가 당초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장담한 것처럼 방사성 핵종을 불검출 수준으로 걸러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기준치를 만족할 때까지 여러번 흡착탑으로 걸러주고, 그래도 기준에 맞지 않으면 바닷물로 희석시켜서 기준치를 만족시킨 뒤 방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 조태임 > 그런데요. 희석을 해서 방류를 하면 괜찮은 건가요?
     
    ◆ 선정수 > 방류구 인근 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농도가 낮아지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오염수 탱크 안에 들어있는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양은 희석을 해도 안해도 결국 같은 양이 방출되는 겁니다. 유기물 같은 경우는 바다로 방출되면 침전되고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고 하기 때문에 생태계가 유지되지만, 반감기가 긴 방사성 물질은 먹이 사슬로 들어오면 계속 생물 농축이 일어납니다. 희석한다고 해서 오염물질 총량이 줄어들지 않고 생물 농축을 통해 지속적으로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죠.
     
    ◇ 조태임 > 영국 교수가 우리나라에 와서 이 오염수를 10라도 마시겠다고 해서 크게 논란이 됐죠. 어떻습니까? 마셔도 됩니까?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 연합뉴스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 연합뉴스
    ◆ 선정수 > 국회에서도 이 문제가 크게 논란이 됐는데요. 24일 국회 과기정통위 회의에 출석한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마시면 안 된다"고 정색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음용수 기준을 훨씬 넘기 때문에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며 "연구원은 상시 음용을 하면 안 된다는 보도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조태임 > 그런데 국민의힘에서는 마셔도 되는 물인데 정서상 안 먹는 거다. 이런 주장도 나왔는데요.
     
    ◆ 선정수 > 성일종 의원은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민주당 쪽에서) '그렇게 깨끗한 물이면 너부터 마셔라. 그리고 일본의 수영장에 쓰고 그러면 될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정말 옛날 사드 괴담이나 또 광우병 괴담하고 비슷한 겁니다. 왜 그러냐 하면 우리가 지금 화장실 물이 굉장히 깨끗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 몸속에 있는 여러 장 세균들에 의해서 부패되고 썩으면서 이게 안 좋지만 이 물을 정화하면 중금속이나 이런 게 없이 정말 깨끗한 물인데 하수처리해서 그 물을 그러면 우리가 수영장 이런 데 쓸 수 있습니까? 버리는 물에 대한 정서가 있는 겁니다. 공장 폐수도 똑같아요." 결국 하수처리장 폐수처리장 물도 먹을 수 있는데 정서상 안 먹는 거다. 이런 논리거든요.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하니까 괜히 호들갑 떨지 마라 이런 취지이죠.
     
    ◇ 조태임 > 앞서 원자력 전문가인 원자력 연구원장이 후쿠시마 오염수는 마시면 안 된다고 이야기 했구요. 그렇다면 하수처리장 폐수처리장 물은 어떤가요?
     
    ◆ 선정수 > 우리나라는 생활하수 또는 공장폐수를 침전, 미생물처리, 소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의 재이용을 촉진해 물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물재이용법)>을 두고 있는데요.

    이 법에 따르면 재처리를 거친 하수 또는 폐수처리수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도시 재이용수 ▲조경용수 ▲친수용수 ▲하천 유지용수 ▲농업용수 ▲습지용수 ▲지하수 충전 ▲공업용수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음용 목적은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농업용수로 사용할 때에도 농작물이 생식용으로 사용될 경우에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습니다. 하수 또는 폐수처리가 애초에 마실 물을 만들어 낼 목적으로 설계돼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먹는물 수질 기준은 미생물, 무기물질, 유기물질, 소독제 및 소독부산물, 심미적 영양물질 등 50여 항목을 충족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수 또는 폐수처리장 최종 방류수 수질 기준은 마시는 물 기준보다 훨씬 느슨합니다. 중금속,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에 관한 기준도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셔도 되는데 정서적인 측면에서 안 먹는 게 아니라 애초에 먹지 않는 것을 전제로 관리되고 있다는 뜻이죠. 후쿠시마 오염수도 마찬가지입니다.
     
    ◇ 조태임 > 당장 우리 어업 관계자들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수산물 기피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건데요.
     
    ◆ 선정수 > 환경운동연합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시 해산물 소비의향에 대한 물음에 72%가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사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일본 정부가 처리 비용을 줄이려고 하는 측면이 강하거든요. 자기네 어업인들에게 거액을 배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럼 우리 어민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해주나요? 수산물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우리 국민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해주나요? 앞장 서서 일본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위험에 관한 경고를 괴담으로 치부하고, 오염수 10L 마셔도 안전하다고 하는 외국 교수 초청해서 안심팔이 하는 게 대한민국 정부 여당이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조태임 > 이건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잖아요. 정부가 오염수나 수산물 문제 등은 외교관계나 경제 안보 이득으로만 따질 수 있는 게 절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이 문제를 대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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