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 시찰하는 전문가 시찰단. 도쿄전력 제공장보기 어플을 켠 주부 정모(37)씨는 평소 주문했던 달걀과 채소같은 식재료 대신 소금을 여러통 주문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를 미리 사두자는 마음에서다.
그는 "평소 면역력이 약해 피부 질환을 자주 앓았는데 소금은 바닷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냐"며 "소금이랑 김은 미리 사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 130만톤이 오는 7월부터 방류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소비자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데다 일본측이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제한 해제도 요구하고 있어 소비자는 물론 수산업계와 관광업계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방사능 미량만 나와도 일본에 추가 검사 요구…국내 반입 사실상 불가"
지난 26일 부산 감천항수입식품검사소 검사관들이 부산 서구 부산감천항수산물시장 수산물창고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5일 취재진과 함께 부산 서구 부산감천항수산물시장을 찾았다.
검사관은 일본 북해도산 활가리비를 무작위로 골라 노란색 검체 봉투에 담았다.
골라 담은 가리비는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전처리실로 이동됐다. 가리비 껍데기에서 살을 분리해 비커에 넣은 뒤 방사능 검사실에서 방사능 검출을 측정했다. 식약처는 일본에서 들어온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 결과서를 제출받은 뒤 직접 방사성 세슘과 요오드를 검사하고 있다.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 현황. 식품의약품안전처정부는 일본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현을 포함해 인근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미량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되면 일본 정부에 다시 스트론튬 등 추가 핵종(검사)을 요구하고 있다"며 방사능 오염 식품의 국내 반입이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다른 지역의 수산물은 여전히 수입하고 있는데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면서 국민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역 맘카페에는 일본 오염수 방류되기 전 소금과 미역, 김을 사 놓자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오염수가 우리나라 해역에 도달하면 해수욕이 완전히 끝나는 것 아니냐며 유통기한이 없는 소금부터 멸치 미역까지 기본적인 재료가 다 영향을 받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시민들의 '걱정'과 '우려'는 실제 소비로도 나타나고 있다.
마켓컬리의 지난 1월부터 이번달 25일까지 판매된 소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 늘었고, 김도 12% 증가했다. 해산물의 경우 가리비가 76%, 바지락과 멍게는 각각 21%, 20% 증가했다.
소금 소비가 늘면서 가격도 상승세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8일 기준 5kg짜리 굵은소금 가격은 1만250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1168원)보다 12% 증가했다. 지난 3년간 평균 가격과 비교했을 때는 61% 늘어난 가격이다.
올해 7월 오염수가 전격 방류되면 소비자들은 물론 수산업계와 관광업계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제한 해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노무라 데쓰로(野村哲郞) 일본 농림수산상은 지난 23일 회견에서 "후쿠시마산 수입제한 해제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수산물 수입 규제는 별개 사안으로 공식적으로 수산물 수입 재개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