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청사. 태안군 제공군청사 주차장에서 시체 모형 조형물을 걸어두거나 장송곡을 반복적으로 재생한 집회·시위를 정상적인 집회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타인의 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하거나 권리를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2일 충남 태안군에 따르면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2민사부는 태안군청사 내에서 1인 시위 중인 이모 씨를 상대로 노조위원장이 군 직원을 대표해 신청한 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 판결했다.
판결문을 보면 이 씨는 태안군이 진행한 태안읍 삭선리 건설기계 공영주기장 조성 사업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군청사 주차장에서 차량을 이용한 시위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람 시체 형태의 조형물과 근조화, 영정사진, 깃발 등을 장식한 차량을 군청사 주차장에 두고 확성기를 이용해 장송곡 등을 지속해서 재생했다.
법원은 태안군청 건물과 대지경계선으로부터 30m 이내의 장소에서 장송곡을 재생하거나 시위자의 차량에 영정사진과 장례식용 조형물, 근조화 설치를 금지했다. 청사 주차장 주차와 장기간 밤샘 주차, 청사 내 다른 차량 운행 방해, 75dB(야간 65dB) 초과 소음 발생 등의 행위도 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해당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각 위반 행위 1회당 50만 원씩을 채권자(가처분 신청자)에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재판부는 "집회·시위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 최대한 보장돼야 하나 타인의 평온한 업무수행을 현저하게 방해하거나 타인의 권리 등을 침해하지 말아야 할 내재적 한계가 있다"며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해당 시위는 사회적 상당성을 결여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