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2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회의를 마치고 위원장실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간부들의 자녀가 선관위에 특혜채용 됐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7일 경찰청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선관위 소재지(경기 과천시)를 고려해 경기남부청에 사건을 배당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선관위 특별감사위원회는 박찬진 사무총장, 송봉섭 사무차장, 신우용 제주 상임위원, 김정규 경남 총무과장 등 간부 4명의 자녀 채용 의혹 조사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위는 "4명 모두 자녀 경력채용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줬을 가능성이 배제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고 했다.
선관위는 이들의 자녀들이 선관위에 경력직으로 채용될 당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 사무총장의 경우 지난해 딸이 전남선관위에 경력 채용됐는데, 당시 면접위원들은 면접자들의 점수표 채점란을 공란으로 둔 채 순위만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송 사무차장은 딸이 2018년 충북 선관위에 경력 채용될 당시, 직접 충북 선관위 인사담당자에게 연락하고, 채용 진행 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달 박 사무총장과 송 사무차장은 자진사퇴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긴급 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한편 이들 외에도 선관위가 전·현직을 대상으로 가족 채용 여부를 전수조사한 결과, 김세환 전 사무총장과 윤재현 전 세종선관위 상임위원 등 전직 직원 6명의 자녀들도 선관위에 근무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번 경찰 조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선관위는 확인된 부분에 대한 추가 감사를 진행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4촌 이내 친인척 경력채용을 더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상태다. 선관위는 이번 의혹이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