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2분기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바닥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감산과 재고 조정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현실화할 조짐이 보이면서다.
하지만 챗GPT 등 생성형 AI(인공지능)로 확대로 인한 AI서버 확대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에 '양날의 검'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분기 바닥 찍고 3분기 업황 회복에 '무게'
9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2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회복할 것이란 기대는 점점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배경은 출하량 확대다. 시장에서는 D램의 2분기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삼성전자가 15~20%, SK하이닉스가 30~50%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수요처의 전반적인 재고 조정의 영향이다. 공급 계약 문의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은 좀처럼 반등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가격 동향 지표인 DXI 지수는 최근 하락을 거듭하며 지난 2일 기준 전주 대비 0.8%, 전달 대비 3% 각각 떨어졌다.
이런 상황의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에는 재고 하락과 가격 상승이 함께 나타나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3분기 수요 업체 내 D램 재고가 코로나19 이전의 정상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D램 가격 상승 전환에 대한 우려가 수요사의 구매 심리를 자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AI 기대감 크지만 만능 아니다?
연합뉴스이 같은 메모리 반도체의 2분기 바닥론에 힘을 싣는 요소 중 하나로 'AI서버' 성장 가능성이 꼽힌다.
챗GPT 등 생성형AI가 주목받으면서 AI서버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실제로 올해 AI서버 시장은 전년 대비 38%, 내년에는 올해 대비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서버 구축을 위해서는 일반 서버보다 최소 12배에서 최대 27배 이상의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AI서버가 당장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만 미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요 빅테크 기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반도체 패권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등 거시경제적 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 규모를 공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또 제한된 자금으로 AI서버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일반 서버 투자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올해 일반 서버 시장은 전년 대비 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전체 서버 시장에서 AI용 D램 판매 비중은 올해 1.2%에 불과하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이 올해 말 'HBM(고대역폭 메모리)'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서버용 D램인 HBM3의 가격(80GB 기준)이 현재 1천~1200달러에서 최악의 경우 30% 이상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김광진 연구원은 "내년 전체 서버 시장 규모가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일반 서버 수요는 추가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면서 "결국 전체 서버향 메모리 수요는 전년 대비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